월스트리트저널 "로봇과 인간 애널리스트 간 충돌 속 변동성 확대"

[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컴퓨터 모델들의 투자 흐름을 분석해 눈길을 끈다. 컴퓨터(로봇·기계) 거래에 의존하는 사람들은 시장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지만, 인간 투자전문가 중 일부는 "시장이 너무 떨어졌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양측이 시장서 대립하고 있다는 게 분석 내용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0일(미국시각) “기계들이 더 많은 매매를 일으키면서 트렌트 추종 알고리즘들이 2008년 이후로 가장 빠른 속도로 비관적으로 바뀌고 있다”면서 “최근 미국증시가 작년의 급락 상태에서 벗어나기 시작하면서 2019년 들어 시장이 어느 정도 회복됐지만, 로봇들은 여전히 한결같이 비관적이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자산가격 모멘텀을 기반으로 매수나 매도를 하는 알고리즘 분석에 따르면, 일부 시장에 주된 힘이 된 컴퓨터 기반의 매매 방식이 그간 10년 동안 보지 못했던 정도로 낙관에서 비관으로 바뀌고 있다”고 밝혔다.

이 매체는 “그러한 전략을 활용하는 펀드들은 2017년 3분기에 4개의 주요 자산군(주식, 채권, 환율, 원자재)에 순매수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거나 또는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베팅했다가 숏(매도) 포지션으로 돌아서거나 또는 올해 채권을 제외한 모든 자산이 하락할 것이라는 데 베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제 채권에 대한 포용조차도 비관적으로 바뀌는가 하면 안전자산도 회피하는 신호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직원. /사진=AP, 뉴시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런 경향은 퀀트 투자회사 AlphaSimplex Group이 일반적인 트렌드 추종 알고리즘과 같이 가격 변화의 정도나 성과를 측정하는 모델들을 기반으로 한 연구에서 발견한 것들이다. 로봇 · 기계에 의존하는 트렌드 추종 전략들은 일반적으로 시장이 한 방향으로 강력하게 움직일 때 시장에 편승하려고 한다.

AlphaSimplex Group의 수석 리서치 전략가이자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Kathryn Kaminski는 “이건 카오스 베팅과 같다”면서 “트렌드 추종 전략들이 아주 극적으로 포지션을 뒤집었던 마지막이 2007년과 2008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모델들을 어떻게 돌리든 결국 여러 자산군들에 순숏포지션으로 끝나게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하지만, “기계에 의한 트렌드 추종 전략들의 숏 포지션은 대부분 주식 대량 매도가 과했다고 믿고 있는 여러 월가 애널리스트들과 상반되고 있다”면서 “미국과 중국의 협상이 진전을 보이면서 S&P 500은 올해 약 3.1% 상승했다”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의 변동성은 이따금 사람들이 기계와 다른 방식으로 대립하게 만들었다”면서 “일부 투자자들은 알고리즘을 주식시장 급락의 주범으로 지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매체는 “이 같은 사람과 기계의 대립은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기도 한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일부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은 컴퓨터에 의한 트렌드 추종 전략들이 이미 그러한 숏 포지션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에 현재 추가 압박을 더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글로벌 증시를 숏하고 있는 트렌드 추종 전략들로 30억 달러의 자산 중 약 3분의 1을 보유하고 있는 Crabel Capital Management의 회장 Michael Pomada는 “나는 트렌드 추종이 여기에서 주식을 더 숏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데이터는 우리에게 어려운 환경이 될 것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그것이 핵심이다”고 말했다.

 

[기사정리=최미림 기자/ 기사도움말=골든브릿지증권 법인영업팀 이동수 전략가, 이혜선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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