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예측 가능한 운영 필요...한 국회의원 "신한의 인사 방식 문제없는지 규명할 것"

▲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최원석 경제칼럼] 조용병 회장이 이끄는 신한금융그룹의 앞날이 주목된다. 조 회장의 신한금융그룹은 지난해 말 여러 주요 계열사 CEO(최고경영자)들을 한꺼번에 전격 갈아치웠다. 예기치 못한 인사였다는 평가도 쏟아졌다. 교체당한 일부 CEO는 자신에 대한 인사가 이렇게 전격적으로 이뤄질지 알지 못했다고 했다. 신한금융그룹의 CEO 무더기 전격 교체는 겉으로는 별 문제가 없는 인사처럼 보인다. 법적으로 필요한 절차는 갖춘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당국도 조용병 회장체제가 단행한 인사에 대해 일단은 문제 삼지 않는 분위기다.

그러나 신한금융그룹을 지켜보는 시선이 모두 호의적인 것은 아니다. “인사를 그런 식으로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자는 지난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한 국회의원과 만났다. 이런저런 취재를 하고 싶어서였다. 그 국회의원은 “조용병 회장이 이끄는 신한금융그룹의 최근 여러 CEO 전격 교체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했다. “이해할 수도 없다”고 했다. 그는 “우리의 금융그룹은 공적인 성격이 강하다”고 했다. “예측 가능한 인사 등으로 조직 안정을 꾀할 필요가 있는 곳이 금융회사”라고 했다. “한 군데도 아니고 여러 금융 자회사 CEO를 돌연 무더기 교체하는 듯한 인사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지금 자세한 진상을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금융지주회사 회장의 인사권한이 너무 막강한 것은 아닌지 등의 문제도 짚어보고 있다”고 했다.

이 국회의원은 “금융감독당국 등을 상대로 이번 인사에 전혀 문제가 없었는지 알아볼 것”이라고 했다. “이번 인사에서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철저히 규명할 것”이라고 했다. “금융그룹이 어느 소수의 막강한 힘에 의해 좌지우지되어선 안 된다”고 했다. “금융그룹 지배구조 문제에 대해 엄중히 살펴 볼 것”이라고 했다. “향후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와 국회 정무위가 만날 때 이번 신한금융그룹 인사 건을 따져볼 것”이라고 했다. “국회 국정감사 등을 통해서도 금융그룹 인사와 관련한 전횡이 있었는지 여부 등을 캐물을 것”이라고 했다. “만일 잘못된 것이 있으면 과감한 조치 또는 혁신을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최근 기자도 물러나기로 돼 있는 일부 신한금융그룹 계열사 CEO를 취재했다. 교체 인사가 나기 전 이를 감지했느냐고 물었다. 그러지 못했다고 했다. 기자는 “금융그룹 회장의 권한이 여전히 막강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생생히 기억컨대 지난 2010년 신한사태가 발생한 이후 금융권에서는 금융지주사들의 지배구조를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집권을 막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금융지주 회장 한 사람에게 인사권이 집중돼선 안 된다는 얘기도 숱하게 쏟아졌다. 그런데 지금도 금융지주 회장들의 인사권한이 아주 막강하다는 것을 실감하곤 한다.

거듭 강조컨대 금융그룹이 소수의 힘에 의해 전격적으로 휘둘려선 안 된다고 본다. 예측 가능한 인사 등을 통해 고객들이 그 금융기관에 대해 안심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본다. 금융기관이 잘못되면 나라 경제의 시스템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까닭이다. 많은 나라가 금융 산업에 대해서는 세심하고 엄격한 감독을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과거 고객들을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뜨린 전례가 있다. 나응찬 전 회장 시절 금융그룹 회장과 금융지주사 사장, 신한은행장 등 3인방이 갈등을 노출시키면서 ‘신한사태’라는 것을 일으켰다. 그런데 그런 신한금융그룹이 또다시 이런저런 노이즈를 만들어 내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게도 당부하고 싶다. 문재인 정부는 촛불바람을 타고 탄생했다. 여러 개혁을 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탄생했다. 금융그룹들이 과거와 같이 불안감을 표출시키지 않도록 지배구조를 철저히 보완해야 할 것이다. 과거 신한사태와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엄중 관리해야 할 것이다. 사법부는, 인사비리 의혹에 휘말려 있는 조용병 회장에 대한 재판도 늦춰지는 일 없도록 차질 없이 진행해 신한금융그룹의 불확실성이 지속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 글을 쓰는 기자는 과거 신한사태에 대해 수없는 취재를 한 경험을 갖고 있다. 신한사태 당시 한국의 금융시장은 아찔한 상황을 맞았다. 그래서 기자는 다시는 신한사태 같은 불행한 일이 일어나선 안 된다는 생각에서 신한사태를 조명하는 책까지 내며 대응했다. 신한금융그룹의 향후 움직임도 면밀히 주시하며 취재하고 글을 쓸 계획이다. 일부 국회의원이 신한금융그룹 지배구조 문제 등에 대해 철저히 규명하려 하고 있듯이 말이다.

노파심에서 한마디 더 언급하려 한다. 그럴리야 없겠지만 행여 정치지형이 바뀌었다 해서 신한금융그룹을 어찌해보겠다는 세력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신한금융그룹을 둘러싸고 여러 확인되지 않는 루머가 나돌고 있는 것은 사실이 아니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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