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은행 안정도 유로존 증시 상승 거들어...英 파운드 가치도 굳건

[초이스경제 조미정 기자] 16일(유럽시각) 유럽 주요국 증시가 전날 이뤄진 영국 하원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합의안 승인투표 부결 이후 첫 상황을 맞았으나 의외로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영국증시는 소폭만 하락했고 다른 유럽 주요국 증시는 대부분 상승했다. 브렉시트 합의안이 230표라는 큰 표 차이로 부결됐으나 대안 마련이 이뤄질 것으로 여겨지는데다 독일 메르켈 총리까지 나서 협상의 여지는 여전히 있다고 강조하는 등 브렉시트 파장 진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게다가 이탈리아 은행들의 부채탕감 소식도 유럽증시 선방을 거들었다.

유럽 주요국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브렉시트 합의안 부결 당사국인 영국 런던의 FTSE100 지수는 이날 6862.68로 0.47% 하락하는데 그쳤다. 또한 유로존에서는 독일의 DAX 지수가 1만931.24로 0.36%, 프랑스의 CAC40 지수가 4810.74로 0.51% 각각 상승했다.

이런 가운데 범유럽지수인 스톡스유럽600 지수는 0.54% 높아진 350.59를 기록했다.

이날 유럽증시가 상승한 데는 ▲브렉시트 합의안 부결은 이미 예상됐던 터라 시장에 충분히 반영됐던 점 ▲앞서 마감된 미국증시, 아시아증시가 브렉시트 합의안 부결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넘어온 점 ▲ 달러 대비 영국 파운드의 가치가 전날 막판 급속히 회복되며 선방한데 이어 이날에도 영국의 파운드화 가치가 달러 및 유로에 대해 강세를 보인 점 등이 투자자들을 안도케 했다.

특히 유럽 현지언론들에 따르면 유럽의 리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이날  “영국의 브렉시트 합의안 부결에도 불구하고 독일을 비롯한 유럽연합 측은 영국과 여전히 협상할 기회가 있다”고 전제, “독일과 유럽연합 측은 영국 정부가 어떤 제안을 해올 지를 기다리고 있다”면서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에게 힘을 실어줬다. 그는 설령 노딜 브렉시트(합의안 없이 영국이 유럽연합을 탈퇴하는 것)가 현실화되더라도 대응법을 만드는 등 적극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테레가 메이 영국 총리 내각이 궁지에 몰리고 이날 공개된 영국의 지난해 12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2.1%로 전월(2.3%)에 비해 낮아진 것은 물론 2년래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브렉시트 관련 소비위축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준 것에 비하면 이날 영국 증시도 선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영국증시 하락은 파운드화 가치 강세 탓도 있는 것으로 여겨졌다.

이날 미국 경제방송 CNBC는 “적자를 지속하던 이탈리아의 일부 대형 은행이 빚을 줄인 것으로 나타난 것도 유럽증시 상승을 거들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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