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정문국 사장 내정에 '반발'...내부 진통 수습 여부 주목

▲ 신한금융지주 본사.

[초이스경제 임민희 기자] 신한금융지주가 오렌지라이프 인수로 업계 1위 탈환에 한걸음 다가섰다. 다만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통합사장 선임 및 통합작업을 얼마나 순탄하게 하느냐가 관건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지난 16일 금융위원회로부터 오렌지라이프 자회사 편입 승인을 받았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9월 라이프투자유한회사가 보유한 오렌지라이프 보통주 4850만주(지분율 59.15%)를 주당 4만7400원, 총 2조2989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신한금융 측은 오렌지라이프를 14번째 자회사로 편입함에 따라 고객층, 주력상품, 판매채널이 다른 신한생명과의 시너지 창출 기대감을 내비쳤다. 특히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를 기반으로 보험업계의 판도를 새롭게 바꿔 업계 Top3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오렌지라이프 편입신고와 이사선임, 임시 주주총회 등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2월 초에 계약금 잔금을 모두 납부하면 인수 작업이 마무리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양사가 갖고 있는 고유의 사업영역이 차이가 있기 때문에 당분간 듀얼 체제로 운영할 방침"이라며 "현재 TF를 운영 중으로 지금까지는 편입인가 절차를 진행했다면 앞으로는 양사가 통합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초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간 통합을 앞두고 내부갈등이 표출돼 이목을 집중시킨다. 실제로 신한금융이 지난해 12월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을 차기 신한생명 사장으로 내정하자 노조 측은 '신한생명 죽이기'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신한생명지부(이하 신한생명 노조)는 이병찬 신한생명 사장의 임기를 3개월 남긴 상태에서 구조조정 전문가인 정문국 사장을 내정한 것에 주목한다. 노조는 신한금융이 정 사장을 2년 뒤인 2021년 통합 사장자리에 앉힐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신한생명은 지난 2016년 이병찬 사장 취임 후 3년간 당기순이익이 1.5배 성장하며 체질개선에 성공했다. 지난해 1~3분기 영업이익도 181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3.1%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오렌지라이프의 영업이익은 1.2% 증가에 그쳤고 신계약 가치 등 다른 지표를 분석해도 신한생명이 오렌지라이프를 앞선다는 주장을 폈다.

앞서 신한금융 측은 정문국 사장 내정과 관련 "외국계 생보사 CEO 경력 10년차로 차별화된 영업전략과 안정적 자산운용으로 업계 최고의 재무건전성을 유지하는 등 탁월한 경영역량을 인정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정 사장은 알리안츠생명(현 ABL생명) 사장, ACE생명 대표이사 등을 거쳐 2014년부터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 사장을 맡아왔다.

사실 오렌지라이프는 자산규모나 경영실적 면에서 신한생명에 앞서고 있다. 오렌지라이프는 지난해 9월 기준 총자산 32조원(업계 6위), 당기순이익 2651억원을 기록한 반면 신한생명은 31조원(업계 7위), 1292억원에 그쳤다.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 비율도 오렌지라이프는 438.1%로 신한생명(201.4%) 보다 두배 이상 높은 수치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물리적 통합을 앞두고 신경전 해소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정문국 사장 등이 내홍을 잘 극복할 것인지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신한금융이 라이벌 KB금융지주를 제치고 업계 1위를 탈환하기 위해서는 통합과정에서 발생하는 잡음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통합되면 자산규모 60조원으로 업계 5위로 도약하게 되지만 통합시너지가 관건이다.

신한금융 측은 "통합시점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며 "정문국 사장이 차기 신한생명 사장을 맡고, 조만간 오렌지라이프 사장 선임절차도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단 신한금융은 오렌지라이프 인수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순익이 2조6746억원으로 KB금융지주(2조8692억원)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오렌지라이프 인수로 단순 수치로만 보면 KB금융을 앞선다.

증권업계에서는 신한금융의 오렌지라이프 인수를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다. 박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3분기까지 오렌지라이프의 순이익은 2650억원으로 올해는 못해도 2000억원의 이익기여는 가능할 것"이라며 "이를 감안하면 신한금융의 순이익 증가율은 9.7%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도 "오렌지라이프 자회사 편입으로 신한금융의 2019년과 2020년 이익추정치를 기존 3조2900억원, 3조4600억원에서 각각 3조4600억원, 3조6400억원으로 약 5.3% 상향한다"며 "신한금융의 올해 추정 순익 기준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총자산이익률(ROA)은 9.6%와 0.72%로 오렌지라이프 인수 이후 각각 0.3%포인트와 0.02%포인트 추가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