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은·외환은행·노르웨이당국 등 국내외 민관 금융연합군 결성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외화벌이 산업인 조선산업이 글로벌 금융위기로 큰 타격을 받았다. 엄청난 선박투자 비용 중 선수금은 줄어들고 회사의 자기부담비율이 갈수록 늘어나는 가운데 조선·해운사의 자금조달 수요는 급격히 늘고 있다. 그러나 유럽계 상업은행들은 선박금융 제공을 축소하는 추세라 관련업계의 고민은 깊어가고 있다.

그런데 이런 국내 조선·해운사들의 자금난을 덜어주기 위해 총대를 맨 곳이 나타나 주목된다. 바로 수출입은행(행장 김용환)이다.

26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수출입은행이 캐나다 에너지 전문선사인 티케이(Teekay)에 총 3억700만달러의 선박수출금융을 제공해 눈길을 끌고 있다. 또한 대규모 선박과 해양플랜트 수출을 지원하기 위해 수출신용기관(ECA)의 역할까지 담당,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다.

수출입은행이 제공한 이번 선박금융은 제품을 수입하는 외국의 업체에게 구매자금을 장기로 빌려줘 우리나라 기업들의 수출을 증대시키는 효과가 있다. 또한 외국 수입자의 대출금 상환을 보증해줘 국내외 상업은행들이 이 회사를 믿고 대출해줄 수 있도록 유도한다. 이를 두고 조선업계에선 “국내외 수출신용기관들의 공조를 통해 국내 조선사의 선박수출을 지원하는 대표적 사례”라며 화답했다.

삼성중공업이 캐나다 티케이(Teekay)로부터 수주한 동일 선종의 FPSO(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 모습/사진=수출입은행 제공

실제로 티케이(Teekay)는 삼성중공업과 7억5700만 달러 상당의 FPSO 수출거래 계약을 맺고 영국 BG그룹이 추진 중인 북해지역 원유개발 사업에 참여할 계획이다. FPSO(Floating Production Storage and Offloading,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란 해양플랜트나 드릴쉽에서 뽑아낸 원유를 정제하고 이를 저장해서 이송장소에 하역할 수 있는 특수선박을 말한다.

수출입은행과 더불어 무역보험공사에선 3억700만 달러의 수출보험을 추가로 제공할 예정이며, 노르웨이의 수출보증공사(GIEK)도 1억2000만 달러의 수출보증을 제공키로 했다.

수출입은행은 지난 6월 국제 선박박람회 노르쉬핑에 참가해 노르웨이 수출보증공사와 ‘조선 및 해양플랜트 부문 협력증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이후 지속적인 정보교환과 사업발굴 노력을 통해 노르웨이 수출보증공사의 공동지원을 이끌어 낸 것이다. 무역보험공사와도 정책금융기관협의회 등을 통해 긴밀한 공조관계를 유지하면서 발주처인 티케이와 지속적인 금융협상을 진행해왔다.

또한 대외채무보증을 통해 리스크를 경감시켜주는 방법으로 국내 상업금융기관인 외환은행의 선박 수출금융 참여도 이끌어냈다. 외환은행은 지난 8월에도 수출입은행의 대외채무보증을 통해 7100만달러 규모의 선박수출금융을 제공한 바 있다. 이로써 우리나라 선박 수출을 지원하기 위해 정책·시중은행의 협조체계가 구축됐다. 수출입은행은 앞으로도 대외채무보증, 우선상환제 등의 확대를 통해 다른 시중은행들의 선박 수출금융 참여도 견인해나갈 계획이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해양자원 개발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면서 국내 조선소가 경쟁력을 보유한 해양설비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며 “국내 조선사가 고부가가치 해양설비 수주를 늘릴 수 있도록 선박 수출금융을 계속 확대할 예정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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