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미-중 관계 진화, IBM 등 호실적에도 미국증시 '겨우 반등'...불확실성 여전

[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23일(미국시각)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전날의 급락세를 딛고 소폭 상승했다. IBM, 유나이티드 테크, P&G 등의 실적 호전이 뉴욕증시를 견인했다. 백악관이 “이달 말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은 예정대로 열린다”며 시장 달래기에 나선 것도 이날 미국증시 상승을 거들었다. 그러나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여전한 불안감, 셧다운 지속, 베네수엘라 혼란 등은 미국증시 상승폭을 제한하는 역할을 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 중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지수는 전일 대비 171.14포인트(0.70%) 상승한 2만4575.62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5.80포인트(0.22%) 오른 2638.70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7025.77로 0.08% 상승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선 전날 장 마감후 발표된 IBM의 실적 호전, 이날 정규장 거래 시작 전 발표된 유나이티트 테크와 P&G의 실적 호전 및 향후 실적전망 상향 등이 증시를 견인했다. 이날 IBM과 유나이티트 테크, P&G의 주가는 각각 8.46%, 5.38%, 4.87%씩 껑충 뛰면서 다우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이날 백악관도 시장 불안 진화에 나섰다. 백악관은 “이번 주 미-중 차관급 협상은 원래 예정에 없었다. 이달 말 류허 중국 부총리 등과의 미-중 고위급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3월1일까지 무역협상 타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전날에는 파이낸셜 타임스가 “미-중 양측은 무역협상 과정에서 지적재산권 문제, 기술이전 문제 등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다”면서 “백악관은 중국이 제안한 이번주 차관급 협상을 거부했다”고 전하면서, 미국증시 3대 지수가 전날 1% 이상씩 급락하자 이날 백악관이 시장 달래기에 주력했다. 하지만 이날에도 로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지적재산권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중국에 대한 압박을 풀 수 없다”고 전하는 등 핵심의제에 대한 미-중 양측의 타결 가능성에 대해 시장은 여전히 의구심을 버리지 않으면서 미국증시는 소폭의 반등만 나타냈다.

게다가 이날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부정선거 논란이 일고 있는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을 배격하는 발언을 쏟아내면서 미국-베네수엘라가 극단의 대립으로 치닫고 있는 점, 셧다운(미국 정부기능 일부 임시폐쇄)이 33일째에 접어든 이날에도 트럼프와 민주당이 대립각을 풀지 않은 점 등은 여전히 미국증시를 상승폭을 제한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펠로시 하원 의장에 서한을 보내면서 “오는 29일 연두교서를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하자, 펠로시 의장은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미국증시 블루칩군을 상징하는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의 주가는 혼조세를 보였다. 미국증시가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에 있음을 대변하는 흐름이다. 페이스북이 2.22% 하락했고 넷플릭스도 0.97% 떨어졌다. 아마존(+0.48%) 애플(+0.40%) 알파벳(구글의 모기업: +0.54%) 등도 소폭씩의 상승에 그쳤다. 넷플릭스의 경우 최근 단가인상을 단행한 반면 이날 넷플릭스의 최대 경쟁자인 ‘훌루’가 단가인하 조치를 내리겠다는 발표를 하면서 넷플릭스 주가를 압박했다.

백악관의 미-중 협상 관련 시장 달래기에도 불구하고 이날 반도체 관련 주가는 전날의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날에도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0.62% 하락했다. 미국 최대 반도체 기업인 인텔의 주가가 0.68% 하락했다. 마이크론 테크는 1.09% 상승했다. AMD(+0.20%) 엔비디아(+0.35%) 등 다른 칩관련주들도 소폭 반등에 그쳤다.

중국관련 이슈에 민감한 자동차 관련주들도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제너럴모터스(-1.26%) 테슬라(-3.79%) 포드(-1.88%) 등이 하락했다.

베네수엘라 혼란 속에 국제 유가가 약세를 보이면서 미국증시내 시가총액 비중이 큰 정유주들도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쉐브론(-0.85%) 엑손모빌(-0.82%) 로얄더치쉘(-1.19%) 등의 주가가 하락했다.

셧다운 갈등 지속, 여전히 마이너스 권에 머물고 있는 1월 리치먼드 제조업 지수 등 경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금융주들도 힘을 내지 못했다. 금융주 중에서는 씨티그룹(+0.45%) 웰스파고(+0.52%) 등은 오른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0.58%) JP모건체이스(-0.25%) 골드만삭스(-0.39%) 모건스탠리(-0.61%) 등은 하락했다.

바이오, 운송 주가도 신통치 않았다. 나스닥 바이오 인덱스가 0.79% 하락했고 다우 운송지수는 0.89% 떨어졌다.

S&P500 지수군 내 주요 섹터의 주가 흐름을 보면 에너지 섹터가 0.96% 하락했고 금융섹터는 보합을 나타냈다. 커뮤니케이션(+0.15%) IT(+0.35%) 헬스케어(+0.08%) 섹터 등도 소폭 상승에 머물렀다.

이날 미국 경제방송 CNBC는 “IBM 등의 실적 호전이 미국증시를 상승케 했다”면서도 “IT 기업들의 실적이 향후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시장 전문지 마켓워치는 “셧다운 장기화 등이 시장 상승을 제한했다”는 전문가의 진단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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