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밈 국왕 "한국과는 2006 카타르 아시안 게임도 함께 운영"

▲ 카타르 영자신문 걸프타임스가 29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타밈 빈 하마드 알 타니 카타르 국왕의 정상회담 소식을 전하고 있다. /사진=걸프타임스 화면캡쳐.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한국 축구가 아시안컵 8강에서 카타르에게 패배해 탈락한 가운데 최근 카타르에 대해 눈여겨 볼 기사는 또 있다.

타밈 빈 하마드 알 타니 카타르 국왕이 27~28일 한국을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은 축구와 관련해 “우승하기 바란다” “한국을 이긴 것만도 기쁘다”는 덕담을 주고받았다.

눈 여겨 봐야 하는 것은 축구덕담이 아니다. 타밈 국왕을 수행한 사드 빈 셰리다 알 카비 카타르 에너지부 장관은 “LNG선 60척 가량을 새로 도입할 계획”이라며 “최근 유조선 대표단을 한국에 파견해 LNG선 도입을 조사했다”고 밝혔다. 현재 보유중인 50척의 LNG선 상당수를 한국으로부터 도입한 카타르가 새로운 도입의향을 드러냈다.

카타르의 영자신문 걸프타임스는 “한국과 카타르가 양해각서(MOU)들을 교환하며 관계를 격상시켰다”고 보도했다. 걸프타임스는 첨단농업, 물류, 농수산업, 인력양성 등에 관한 MOU 서명을 전하고 두 정상의 회담 등을 포함한 동정을 자세히 보도했다.

걸프타임스는 “문재인 대통령이 양국의 수교 45주년을 맞아 타밈 국왕의 방한을 환영했으며 타밈 국왕은 환영에 감사하며 이번이 자신의 네 번째 한국 방문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타밈 국왕은 카타르가 “2022년 FIFA 월드컵을 준비하는데 있어서 한국의 경험으로부터 도움을 받기를 바라며, 카타르와 한국은 이미 2006년 카타르 아시안게임을 함께 운영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한국 방문에 이어 이틀간 일본을 방문하는 타밈 국왕의 일정에 대한 기사 서두에서 걸프 타임스는 “성공적인 한국 방문에 이어 국왕 전하가 이틀간 일본을 공식 방문한다”고 전했다.

카타르의 LNG선 도입 계획에 코스피 시장에서는 관련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 한국은 현재 중동지역 정세를 면밀히 검토해 이 지역 관계증진에 반영할 필요가 강조된다.

카타르는 역내분쟁으로 인해 사우디아라비아 등 6개 중동국가와 외교관계가 단절됐다.

타밈 국왕의 이번 순방은 이러한 외교적 고립을 탈피하는 노력의 일환으로도 해석된다.

카타르는 한때 “테러리스트를 후원한다”는 이유로 미국과의 관계도 흔들렸으나 2018년 4월 타밈 국왕이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후 양국관계를 회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사우디아라비아와 동맹을 강화하는 것이 카타르에 부담이 됐지만, 이후 상황이 다소 변했다. 사우디 언론인 피살사건으로 트럼프 대통령 역시 사우디아라비아에 해명을 요구했다. 국제유가에 대해서는 경기부양을 위한 저유가를 선호하는 미국과 경제체질 변화를 위한 재원확보를 위해 고유가를 선호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카타르가 중동이외 지역의 외교를 적극 강화하기에 유리한 변화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카타르와 대립중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 방문설이 나오고 있다.

이 또한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의 대립과 관련해 주목되는 움직임이다.

한국은 1980년대 이란과 이라크가 전쟁을 수행하는 와중에도 두 나라와 깊은 경제관계를 유지한 적이 있다. 전쟁으로 인해 대부분 외국기업이 철수했는데도 한국 기업들은 현지에서 공사를 계속한 것이 깊은 신뢰를 만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알 카다피는 로널드 레이건 당시 미국 대통령과 군사충돌을 거듭하고 있는 와중에도, 리비아는 미국의 최대동맹국인 한국 기업에 사막 대수로 공사를 맡겼다.

이같은 과거 사례에서 눈여겨 볼 점은 한국은 중동에서 이편저편을 가리지 않고 신뢰를 바탕으로 깊은 경제협력을 가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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