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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호의 '설날 근정'을 되새겨야 할 때다
유일호의 '설날 근정'을 되새겨야 할 때다
  • 장경순 기자
  • 승인 2019.02.01 14: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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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직무정지 기간, 연휴 중 역외 환율 폭등을 어떻게 해소했나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국내외 중요한 현안이 많은 가운데 설 명절을 맞이하고 있다. 특히 투자부문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쉬는 동안에도 국제금융시장 동향을 확인하러 전화기를 자주 열어봐야 할 상황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 여부도 주목되고,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즉 브렉시트가 과연 합의 없이 실행될 것인지도 주목된다.

해외뿐만 아니다. 국내경제는 1월중 반도체 수출 부진 여파로 전체 수출이 줄고 무역흑자가 축소됐다.

정치에 중독된 사람들은 댓글 많은 정치뉴스만 편식하겠지만, 사실 중장기 나라의 형편을 좌우하는 것은 국내외 경제동향의 위력이 더 크다.

국정을 책임진 사람들은 가볍게 격동하는 마음으로 분위기에 편승하기보다, 침착하고 치밀하게 현재 살림을 살펴보고 그에 대한 냉정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근정(勤政)’하는 마음가짐이 필수다. 사실 개혁의지가 드높은 사람들이 국정을 맡을 때는 과연 근정의 일관된 마음을 지킬 수 있을까라는 우려가 들기도 한다.

국정이란 개혁운동을 하던 시절과 달리 감동의 순간도 없고, 어찌 보면 지루하기 이를 데 없는 과정이다. 오로지 일관되고 길게 내다보는 마음으로 매일매일 같은 일을 반복할 때가 많다. 똑같은 일만 되풀이하는가 싶다가도, 어느 한 순간 빈틈없이 정확하고 과감한 판단을 내려야 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설날만 되면 근정과 관련해 떠오르는 사람이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6년 12월 직무정지 당하고 대통령 선거는 아직 치러지기 전인 2017년 설 연휴 때다.

역외시장에서 원화환율, 정확히는 원화 선물환율이 치솟았다. 연휴 전 서울시장의 마감환율보다 15원 이상 폭등했다.

이때는 환율급등이 지금보다 더한 위기감을 가져올 시기였다. 대통령은 직무 정지당했고, 북한은 미국과 대화가 아니라 미사일을 계속 발사하면서 대결을 이어가고 있었다.

신흥국시장인 한국에 지정학적 불안뿐만 아니라 정치 불안까지 겹치던 시기다. 이런 때 환율이 급등하는 것은 금융시장 전반으로 투자불안을 확산시킬 소지가 있었다.

이 와중에 유 부총리가 평상복 차림으로 수출공단을 방문하는 사진이 뉴스에 나왔다. 그는 공단에서 “수출이 잘되고 있다”는 자신감을 강조했다.
 

▲ 2017년 설 연휴 중 유일호 당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인천의 수출공단을 방문해 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통령이 직무정지 돼, 주인이 없는 것 같았던 정부였지만 휴일 날 수출공단을 찾은 경제부총리 모습은 금융시장에 상당한 메시지가 됐다.

연휴가 끝난 후, 서울 외환시장은 역외시장에서의 환율급등을 완전히 일축했다. 15원 폭등은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나고 말았다.

유일호 전 부총리는 기획재정부를 이끌 때, 강한 장악력을 가졌는지에 대해 평가가 엇갈린다.

전임자인 최경환 전 부총리가 박근혜 대통령의 절대적 신임으로 자신만의 정책을 밀어붙인데 대한 수습인사라는 인상이 강했다.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도 아니어서 과연 자존심이 천하제일인 재무 관료들을 통제할 수 있느냐는 의구심이 있었다.

그랬던 사람이 임명권자가 무력해진 상황에서 연휴 중 눈에 띄는 복장으로 공단을 찾은 자체가 대단히 이색적이었다.

이 때까지 재임 성과와 별개로, ‘근정’의 자세를 제대로 보여준 사례였다.

유일호 전 부총리는 소속 정당으로는 분명히 문재인 대통령의 상대정파인 자유한국당 사람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인수기간 없이 2017년 5월 출범하는 과정에서는 무난히 행정부를 이끌며 권력이양을 도왔다. 대통령권한대행을 하던 황교안 국무총리도 문재인 대통령 취임과 함께 사임을 해서, 유 부총리가 국무총리 대행의 책임까지 맡았었다.

국내외 난제가 산적한 가운데 맞는 명절이다. 특히 정치가 빈껍데기 같은 소란을 피울수록 국정관리자들은 근정의 몸가짐을 깊이 새겨야 할 때다. 만약 정치싸움에 뛰어들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우선 국정의 일선에서 물러나 그 자리를 근정할 태세가 돼 있는 사람에게 넘겨줘야 할 일이다.  이전 정권의 잘못을 반복하지 않겠다면, 이 점은 더욱 확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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