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연소 여성의원 오카시오-코르테즈, 금융위원회에 소속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미국 민주당의 2016년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캠프에서 일을 한 여성이라면 금융권에 대한 비판 성향을 가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샌더스 의원은 월가에 대한 비판 성향을 앞세워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경합했었다. 그런 정치인을 도왔다는 얘기다.

보스턴대학교 졸업 후 바텐더로 일한 경력도 있는 올해 29세 이 여성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엄마와 살던 집이 압류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고생한 적도 있다. 은행원들은 이쯤에서 이 여성에게 환영받기 어렵다고 단정하게 마련이다.

웬만하면 마주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지만,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 사람들에게는 이제 불가능한 얘기다.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역대 최연소 여성 하원의원이 된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민주당 하원의원은 금융위원회 소속 의원이 됐다. 은행권 인사들로서는 그를 피할래야 피할 수도 없게 됐다.
 

▲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미국 하원의원. /사진=미국의회 하원 홈페이지.


로이터의 7일 보도에 따르면, 오카시오-코르테즈 의원은 민주사회주의자다. 그의 지역구는 뉴욕14선거구로 브롱스 동부와 퀸스 북부의 일부를 포함한다. 그가 나서 자란 곳이다. 오카시오-코르테즈 의원을 어떻게 상대해야 되는지 정치권의 로비스트들에게는 커다란 과제가 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한 관계자는 자신의 20년 넘는 워싱턴 정치경력에서 이런 의원을 본 적이 없다며 다른 초선의원들과 다른 영향력을 가졌다고 밝혔다.

오카시오-코르테즈 의원은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막강한 대중 전달력을 과시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그에 대해 “복잡한 월가의 섭리를 대중들이 알아듣게 말할 수 있는 강점을 가졌다”고 평했다.

금융권 로비스트를 두렵게 만드는 건 그의 선거 당선과정에서도 역력히 나타난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그는 민주당 경선에서 막강한 경쟁자 10선의 조 크롤리 의원을 상대했다. 인지도뿐만 아니라 재정적으로 전혀 크롤리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오카시오-코르테즈는 돈 문제에 대해 “돈 많은 사람을 더 많은 돈을 모아 이길 수는 없다. 전혀 다른 방법으로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선거자금은 75%가 소액기부금이었다. 크롤리 의원 캠프의 소액기부는 1%가 안됐다. 선거자금은 오카시오-코르테즈가 19만4000 달러, 크롤리 의원이 340만 달러를 썼다고 위키는 전하고 있다.

오카시오-코르테즈는 선거기간 상업은행과 투자은행 분리, 대형은행 분할, 학자금 대출 탕감 등을 내세웠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대기업 후원금 사절이었다.

이런 면모가 현재 대형은행 관계자들을 더욱 전전긍긍하게 만들고 있다. 뭔가 파고들 빈틈이 있어야 하는데 오카시오-코르테즈에게는 선거 때부터 그런 틈이 없었다.

로이터는 JP모건, 씨티크룹, 뱅크오브어메리카(BOA), 웰스파고, 모건스탠리 등 대형은행을 위해 일하는 로비스트들이 오카시오-코르테즈 의원에게 고객은행들이 얼마나 인력의 다양성, 총기규제, 최저임금 준수 등에 노력을 하고 그의 지역구민들을 많이 채용하는지를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보다 규모가 작은 은행권 로비스트들은 월가의 거물들과 다른 자신들의 지역사회 내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오카시오-코르테즈 의원은 6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금융위원회에 배치된 것이 금융권에 “매우 강력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적극적인 감독을 추진할 것이며, 금융권이 멕시코 국경의 사설 시설에 어린이들을 수용하는 문제와 같은 광범위한 영역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벨경제학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이 주장한 1000만 달러 이상 소득에 70% 세금을 부과하자는 제안도 내놓았다.

일부 로비스트는 오히려 섣부른 대화가 ‘긁어 부스럼’을 만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 일부 로비스트와 그와 나눈 대화가 바로 트위터로 올라가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주요은행의 한 로비스트는 그와 대화하는 것은 “연방수사국(FBI)과 얘기하는 것과 같다”며 “내가 하는 모든 얘기가 나에게 불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카시오-코르테즈 의원은 업계의 입장을 안 듣겠다는 건 아니지만 “그들은 과도한 호응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예 이 사람은 건너뛴다는 반응도 있다. 몇몇 로비스트는 민주당의 중도성향 의원들 협력을 받는 데 주력하겠다고 로이터에 밝혔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