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계 "미-중 협상 우려 제한적...외국인 태도 · 미국 소비자지수 등 살펴야"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최근 잘나가던 국내 증시가 지난 8일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금주(11~15일) 향방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국내 증시 상승세를 이끌었던 외국인들의 태도가 변화할지도 관심사다. 외국인들은 올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대규모 순매수를 지속해왔지만 지난 8일에는 삼성전자 150만주, SK하이닉스 50만주를 각각 팔아치웠다. 외국인들의 태도는 금주 증시 변수와 맞물리며 한국증시의 흐름에 영향을 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10일 증권계와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금주 국내 증시의 분위기를 엿볼 수도 있는 미국 뉴욕증시는 8일(현지시간) 혼조세로 마감했다. 다우존스 지수는 전일 대비 0.25% 하락한 반면 S&P500지수(+0.07%)와 나스닥 지수(+0.14%)는 소폭 상승했다. 미-중 무역협상 우려 속에서도 일부 기업의 실적 호조가 반영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반도체 업종과 종종 동조화 현상을 보이는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0.11% 하락하며 약보합에 그쳤다.

글로벌 증시의 변수로 작용한 미-중 무역협상 우려는 향후 영향을 미치기는 하겠지만 제한적일 것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 우려는 일시적인 노이즈로 그칠 수 있다”면서 “미-중 정상회담이 북미 정상회담 일정에 따라 순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 때문”이라고 밝혔다. 다만 오는 14일 옵션만기일을 앞두고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13일), 1월 소매판매 및 산업생산(15일) 등 주요 지표 발표가 집중된 점을 부담으로 꼽았다. 특히 이들 지표의 경우 연준(Fed, 연방준비제도)의 정책 결정에 중요한 참고지표여서 결과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외국인의 태도 변화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1월에 삼성전자 4조900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면서 삼성전자 주가도 19% 상승했다”면서 “국내 IT 업종의 12개월 예상 PER(주가수익비율)는 6.2배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대비 낮은 수준이지만 1월 급등에 따른 기술적 조정이 발생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글로벌 투자기관인 CLSA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 “D램 가격 하락 지속과 높은 재고, 투자 포지션 감소 등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조만간 끝날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CLSA는 “경제 펀더멘털이 나빠지고 있는 만큼 반도체주의 추가 랠리에 가세하는 것보다는 이익 성장이 기대되는 종목들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들의 지수선물 누적 순매매 추이를 보면 잠재적인 하락 리스크에 대비하는 모습이 엿보인다”고 밝혔다. 외국인 주도의 안도랠리가 소강상태로 돌아서면서 종목별, 업종별 차별화 장세가 펼쳐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런가 하면 오는 16일 미국 상무부의 수입자동차 관세보고서 제출도 눈여겨봐야할 대목으로 꼽힌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상무부가 수입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한 조사보고서를 제출하면 이후 90일 검토기간을 감안해 5월 16일이 시행 예정일”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관세 부과의 필요성을 강조한 만큼 관세 부과 시기를 앞당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지수 상승으로 종목별 순환매가 나타날 수 있으며 무역분쟁 우려 등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향후 경제지표 발표 등을 주시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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