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3포세대의 좌절과 국정농단에 대한 환멸... 흙수저들의 탈출구로 인식"

▲ 비트코인 거래소.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한국에서의 비트코인 열풍은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인간의 속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뉴욕타임스는 11일 이를 심층 분석한 기사에서 한국의 가상통화 시장은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크다고 전했다.

비트코인을 신분상승 사다리로 여긴 사람들은 “생산 없이 어떻게 돈을 버냐”는 주변 사람들의 충고를 전혀 들으려하지 않고, 자신들만의 논리로 이들을 설득시키려고 했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기사에서 몇몇 한국 20대의 사례를 소개했다. 비트코인이 한참 잘 나갈 때 롤스로이스를 사서 지금도 갖고 있는 사람도 포함됐다. 그러나 직장도 그만두며 대출까지 받아서 비트코인을 샀다가 큰 낭패를 겪는 20대도 소개됐다.

투자에 실패한 20대도 비트코인을 도박이라고 여기는 데 대해서는 여전히 반박하고 있었다. 또 비트코인 가격은 다시 오를 것이란 희망도 여전히 갖고 있었다.

뉴욕타임스는 한국에서 비트코인 열풍을 이끈 것은 스스로를 ‘흙수저’라고 여기는 밀레니얼세대라고 전했다. 밀레니얼세대는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들을 뜻하는 말로, 1980~2000년생들이다.

이들에게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는 신분의 벽을 뚫는 희망으로 여겨졌던 것이다.

어려서는 이른바 ‘SKY캐슬’ 진입을 위한 무한경쟁에 시달리다, 어른이 돼서는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3포세대의 좌절을 겪고 있다. 비트코인이 이들의 심금을 파고드는 배경이 됐다.

뉴욕타임스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과 탄핵사태 역시 이들의 좌절을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비트코인을 예찬하던 사람들 중에도 “좋은 시절은 지나갔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며, TV프로그램 관련 출연자 중에도 그런 사람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 출연자는 지금도 가상화폐에 투자하고 있지만, 예전만한 기회가 없다는 점을 남들에게 강조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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