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부동산업계 전망 엇갈려, 롱아일랜드시티 가격 '관망'

[초이스경제 곽용석 기자] IT 공룡기업 아마존이 밸런타인데이에 뉴욕시에 커다란 고통의 선물을 주었다. 지난 14일 뉴욕시에 제2 본사를 계획을 철회하기로 발표한 것과 관련, 뉴욕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알 수가 없다고 현지 미디어들이 앞다퉈 보도하고 있다.

약 1년 간의 치열한 예비조사와 경쟁속에 지난해 11월, 아마존은 뉴욕 맨해튼에서 이스트리버 건너 퀸즈 근교와 워싱턴 DC 외곽의 버지니아주 크리스탈시티를 새 본사의 부지로 선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아마존은 각 두 곳에서 평균 15만달러의 연봉을 받는 최대 2만5000명의 직원을 고용할 것이라는 뉴스와 부동산 골드러시의 초기 조짐에 뉴욕 주택시장이 들썩였다.

이후 하룻밤 사이에 집값이 10%에서 25%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는 최근 몇 년간 고급 고층 임대아파트와 콘도 타워를 너무 많이 지어 개발자들이 소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롱아일랜드시티의 부동산 시장에는 축복인 듯 했다.

롱아일랜드시티의 주택시장 전망은 밝았다. 이전 산업지역였던 이곳 주택가격의 중간값은 99만2500달러(한화 약 11억원)에 달한다. 뉴욕시의 심장부인 맨해튼의 평균가격이 166만2500 달러에는 여전히 크게 못 미친다고 부동산회사인 리얼터닷컴은 강조하기도 했다.

▲ 미국 뉴욕 롱아일랜드시티. /사진=AP, 뉴시스

하지만 이번 아마존의 철회로 리얼터닷컴의 한 수석연구원은 "정확히 가격이 어디까지 떨어질지는 모른다. 롱아일랜드시티는 분명히 추진력을 잃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롱아일랜드시티의 주택 시장에는 단기적인 후퇴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이 지역에 매력을 갖고 있을 것이고, 그것은 적지 않은 작용을 할 것"이라면서 "결국 장기적으로는 가격과 거래가 늘어날 것"이라고 제시했다

뉴욕의 한 부동산 중개법인도 고객들은 아직 부동산 거래에서 손을 떼려고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아마존이 이곳에 오기 전에 한 곳을 차지하려는 사람들이 몰리는 열기가 사라지게 되자 앞으로 부동산을 임대하고 거래하는데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이 곳 주변에 집을 사는데 드는 비용이 아마존 이전 수준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억만장자 제프 베조스가 소유한 시애틀에 본사를 둔 아마존은 이번 뉴욕본사 철회를 결정하기 전, 뉴욕시의 몇몇 의원들과 주민들로부터 수십억 달러의 세금 인센티브를 받은 것에 대해 상당한 반대에 직면해왔다. 이 회사는 버지니아주 크리스탈시티에 또 다른 본사를 열고 테네시주 내슈빌 등지로 확장하는 계획을 추진하되 다른 본사 부지는 더 이상 찾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 회사는 블로그를 통해 "우리는 새로운 본부를 건설하기 위해 해당 주 및 지역 선출 공무원들과의 긍정적이고 협력적인 관계가 필요하며, 이들은 장기적으로 지지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많은 주와 지역 정치인들은 우리의 존재에 반대하며 롱아일랜드시티에서처럼, 우리와 다른 많은 이들이 구상했던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우리와 함께 일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이번 사태로 일부 가격 조정이 있을 수 있지만, 이로 인해 롱아일랜드시티의 주택시장을 붕괴시킬 것 같지는 않다는 게 대체적인 반응이다.

부동산회사 조너던 밀러의 한 관계자는 "이 지역의 가격이 계속 오를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인근 지역인 브루클린 시장의 주택가격이 높아져서 퀸즈 지역 부동산 가격을 밀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리얼터닷컴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초 브루클린의 주택평균가격은 84만9000달러를 돌파하면서 퀸즈의 전체 가격을 58만5000달러로 1년만에 8% 올렸다. 결국 롱아일랜드시티의 가격은 다른 퀸즈들과 함께 아주 빠른 속도는 아니더라도 점진적으로 오를 수 있다고 제시했다.

또한 뉴욕대형부동산회사인 더글러스 엘리먼의 한 전문가는 "롱아일랜드시티는 아마존과의 거래로 더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사태가 롱아일랜드시티를 세계무대로 이끌어 무료로 홍보한 점도 분명있다"고 말한다. 아마존 덕분에 더 많은 잠재적인 구매자들이 이 동네에 친숙하게 됐다고 리얼터닷컴을 통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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