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계 "무역협상 등은 긍정적...반도체 수출부진 · 美 경제지표 등 살펴야"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최근 잘나가던 한국증시가 지난 15일 급락세를 기록하며 금주(18~22일) 증시 향방이 주목된다. 특히 최근 6거래일 동안 순매도를 지속했던 외국인들의 태도가 변화할 것인지도 관심사다.

17일 증권계와 CNBC등 외신에 따르면 금주 증시 흐름을 바꿔놓을 최대 변수로는 미-중 무역협상 진전 여부가 꼽힌다. 15일(이하 미국시간) 뉴욕증시는 같은 날 끝난 미-중 고위급 실무회담 결과를 반영해 급등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1.74% 상승한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1.09%), 나스닥 지수(0.61%) 등이 각각 올랐다.

미-중 양국은 베이징 무역협상에서 중대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는 기자회견에서 중국과 협상에 대해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양국의 실무급 고위회담은 이번 주 워싱턴에서 재개될 예정이다.

양국 실무회담의 구체적인 내용이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반도체 부문의 협상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도 우리에겐 주요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5일에는 중국이 미국의 반도체 수입을 늘리겠다고 밝히면서 국내 반도체 관련 주가가 크게 하락했었다.

특히 국내 증시의 경우 반도체주들의 비중이 25%에 달하는 만큼 이들 종목의 주가가 증시 흐름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종은 지난 15일 차익매물이 쏟아진데 이어 최근의 수출 부진도 주목받는 대목이다.

다만 삼성전자의 갤럭시10 언팩(공개) 행사가 분위기를 바꿔놓을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2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갤럭시10을 공개할 예정이다. 지난 11일부터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등에서 옥외 광고를 선보이면서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애플의 ‘안방’이나 다름없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언팩 행사를 진행한다는 자체가 자신감을 내비치는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삼성전자의 갤럭시10 공개 결과에 따라 반도체주들이 다시 주목받을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비상사태 선포는 제한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 정국의 대치가 심각해졌지만 셧다운(연방정부의 부분폐쇄) 사태 재발 우려는 해소된 만큼 시장이 큰 위험으로 인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경장벽 설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당초 공약에 부합하는 사안으로 본질적인 시장 리스크 요인과는 거리가 멀다”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오는 21일을 전후해 1월 FOMC(미국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록 공개와 연준(Fed, 연방준비제도) 위원들의 연설이 예정돼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 FOMC 의사록 공개로 연준 대차대조표 축소의 조기종료에 대한 의견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완화적 스탠스가 지속되겠지만 금융시장의 상황에 따라 미묘한 변화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특히 12월 소비지표 급락으로 미국 경제가 침체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지만 금주 이후 발표될 경제지표와 1월 FOMC 의사록 공개를 통해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17일 미국 상무부의 수입 자동차 및 부품 조사 보고 결과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유럽에 자동차 관세를 부과할 경우 독일 자동차업황 우려가 지속되며 달러 강세가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외국인들의 국내 증시 자금유입 속도는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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