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은행 이자이익 증가에 '호실적'...비은행은 이익개선 과제 남아

▲ (왼쪽부터)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사진=각사 제공

[초이스경제 임민희 기자]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지난해 은행의 이자이익 증가 등에 힘입어 호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카드와 보험 등 비은행 자회사들이 경영환경 악화로 실적이 줄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금융지주사들은 올해 핵심 경영전략으로 '비은행 강화'를 내세웠지만 카드·보험산업 규제강화로 실적개선이 쉽지 않아 고심이 커지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하나·우리(우리은행 기준)·NH농협금융지주 등 국내 '빅5' 금융지주사는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총 11조 7039억원으로 2017년(10조 6389억원) 대비 10.0% 증가했다.

특히 신한금융지주는 사상 최대실적(순익 3조 1567억원)을 기록하며 KB금융지주(3조 689억원)를 제치고 1년 만에 왕좌 자리를 되찾았다. KB금융의 경우 비록 2위로 밀려났지만 2년 연속 3조원 이상의 순익을 내며 리딩금융그룹 도약의 희망을 이어갔다. 하나금융지주(2조 2402억원)와 최근 우리금융지주로 전환한 우리은행(2조 192억원), 농협금융지주(1조 2189억원)도 지주사 출범 이래 각각 최대 순익을 달성했다.

금융지주사들의 호실적 배경에는 그룹 내 맏형인 은행의 역할이 컸다. 신한은행(2조 2790억원)과 KB국민은행(2조 2243억원), 우리은행(별도기준 1조 8821억원)의 경우 희망퇴직 등 일회성 요인에도 이자이익 증가에 힙입어 호실적을 냈다. KEB하나은행(2조 928억원)과 NH농협은행(1조 2226억원)도 그룹 실적을 견인했다.

반면 비은행 성적표는 금융지주사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신한금융의 경우 신한카드가 전년 대비 무려 43.2% 감소한 5194억원의 순익에 그쳤다. 2017년 일회성 요인 소멸(대손충당금 환입·비자카드 매각이익 4660억원)과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타격을 입었다. 이에 반해 신한생명(1310억원)과 신한금융투자(2513억원)는 전년대비 각각 8.6%, 18.6% 증가해 선방했다.

KB금융에서는 KB증권이 증시하락에 따른 지수상장펀드(ETF)·주가연계증권(ELS) 헤지운용손실로 전년 대비 34.2% 급감한 1788억원의 순익에 그쳤다. KB손해보험(2623억원)은 장기보험과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으로 전년 대비 순익이 20.6% 감소했고, KB생명(148억원)도 IFRS17(새국제회계기준) 도입 관련 자본금확충 이슈로 보장성 판매 비중을 늘리면서 순익이 29.9%나 줄었다. KB국민카드는 캠코 지분 매각 관련 일회성 이익 덕택으로 전년 대비 10.9% 증가한 3292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농협금융의 경우 NH농협생명이 1141억원 적자를, NH손해보험은 전년대비 무려 92.5% 급감한 20억원의 순익으로 부진했다. 반면 하나금융의 하나금융투자(1521억원)와 하나카드(1067억원)는 영업환경 악화에도 전년보다 실적이 소폭 늘었고, 우리은행 계열사인 우리카드(1265억원)는 전년보다 25.5% 순익이 증가했다.

아울러 지방계 금융지주사 실적을 보면 BNK금융지주(5021억원)와 DGB금융지주(3835억원), JB금융지주(2431억원) 모두 실적이 늘었다. 이중 BNK금융 계열의 부산은행은 전년대비 70.6% 증가한 3467억원의 순익으로 그룹 실적을 견인한 반면, 경남은행은 23.7% 감소한 1690억원의 순익에 그쳐 대조를 보였다. DGB금융 계열의 대구은행(2348억원)은 전년보다 20.2% 순익이 급감했다.

시장에서는 은행권이 올 1분기에 전년 동기 수준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은행 1분기 순익은 전년동기와 유사한 4조원을 예상하는데, 신한금융의 오렌지라이프 염가매수차익(2500억~3000억원) 발생 가능성을 감안시 실제 순익은 예상치를 상회할 공산이 크다"며 "특히 작년 4분기에 대규모 비용처리한 점을 고려시 이러한 대규모 일회성 비용 요인이 2019년에도 반복되지 않는다면 8~10% 내외의 이익 성장은 무리가 없을 전망"이라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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