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시장 활성화, 빈부격차로 북한 노동력 동원 어려워져"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양강도 삼지연군 건설현장을 방문한 모습. /사진=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북한 경제를 현대의 경제이론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점은 가격개념에 있다. 특히 노동비용이 한국과 미국 등 시장경제와 전혀 다르다.

막대한 노동력을 극히 저렴한 비용에 동원할 수 있는 것이 북한 경제의 특징이다. 그런데 이 특징에 중대한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로이터의 19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1월 수 천명의 학생들이 백두산 삼지연을 방문해 건설 사업에 동참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화도시 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는 곳이다.

국영방송은 학생들이 혹독한 날씨에 얼어붙은 쌀을 먹으면서 감독관 만류에도 일을 자원하고 있는 장면을 내보냈다.

북한의 발원성지로 간주되는 이 곳에서 학생들은 건국유공자들이 일제침략자들에 맞서 싸울 때처럼 차가운 쌀을 씹으며 간단한 도구만으로 바위를 깨는 일에 나서고 있다고 로동신문은 소개했다.

북한 국영언론의 충성심에 따른 것이란 설명과 달리 탈북자들과 북한 인권운동가들은 이를 노예노동으로 지적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주민들에 대한 강한 통제를 실시하는 북한 체제에서도 예전과 다른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충분한 경제적 보상을 주지 않는 이런 정책이 인력동원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동참하는 청년은 고등교육과 노동당 가입을 희망하거나, 이를 피할 길이 없는 빈곤층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요즘 돈 있는 계층에서는 동원을 면하기 위해 필요한 장비를 기부하거나 다른 사람을 대신 보내기도 하며, 관리자에게 뇌물을 줘서 불참을 묵인받기도 한다고 탈북자들은 밝혔다.

인권단체는 새로 동원된 사람들은 빈곤계층으로, 사회와 심화되는 불평등에 대해 불만을 갖게 된다고 지적했다.

북한 내에서 시장이 더욱 활성화되면서 노동력 동원에 대한 비판도 커지고 있다. 동원된 인력들의 동기부여가 낮아 노동의 질이 저하되는 문제도 나타나고 있다.

로이터 기사에서 언급은 안했지만, 이는 북한이 노동력 동원의 차원을 넘어 경제 체질 자체가 시장경제적으로 바뀔 수밖에 없는 상황을 나타내고 있다.

북한의 노동력도 이제 가격을 측정해야 하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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