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 "일부 이코노미스트들, 부채 규모 감당할 수준 주장"

[초이스경제 임민희 기자] 미국의 재정적자 규모가 2020년에 1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국가부채를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분석을 내놔 눈길을 끌고 있다.

20일 증권가에 따르면 19일(미국시각) 월스트리트저널은 미 부채규모 증가에 대한 시장의 반응을 다뤄 주목을 받았다.

이 매체에 따르면 2017년 공화당의 세금 감면과 올해 민주당의 지출안은 부채확대 우려에 다시금 불을 지피고 있다. 미국의 연간 적자는 2020년을 시작으로 1조 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며, 의회 예산국(CBO)은 앞으로 10년 후 부채가 GDP의 93%에 도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수년간 적자와 부채가 급증했음에도 차입비용은 여전히 사상 최저를 기록 중이다. 부채가 경기침체 이후 GDP의 34%에서 지난해 말 78%로 증가했다. 반면 미 국채 수익률은 경기침체 전에 4%를 넘는 수준에서 2.7%로 하락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어마어마한 양의 신용을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 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 /사진=AP, 뉴시스

월스트리트저널은 일례로 지난 2009년 오바마 행정부의 경기부양 노력으로 연방적자가 GDP의 10% 가까이 세계 2차 대전 이후 최고치로 증가했을 때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경기침체 이전 수준을 계속 밑돌았던 상황을 제시했다.

당시 여러 공화당 의원들은 미국이 스스로 재정위기 직전으로 몰고 가고 있다고 경고하며 오바마에게 지출을 제한하라고 압박을 줬다. 경제전문가들은 부채가 성장에 타격을 주기 전에 한 국가가 얼마나 많은 부채를 보유할 수 있는 지에 대해 토론했다. 한 논문에서 카르멘 라인하트(Carmen Reinhart) 하버드대학교 경제학 교수와 케네스 로고프(Kenneth Rogoff) IMF 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부채가 GDP의 90%보다 큰 국가들은 성장률이 더 낮은 경향을 보인다는 것을 발견했다.

현재 몇몇 저명한 경제학자들은 미국의 적자가 결국 그리 중요하지 않으며, 인프라 프로젝트와 같은 유익한 프로그램에 대한 대가로 적자를 확장하는 것은 해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페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이코노미스트 올리비에 블랑샤르(Olivier Blanchard)는 "미국에서 보유하고 있는 부채수준이 파국적이지는 않다"며 "우리는 분명 더 많은 부채를 감당할 수 있고, 겁먹을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 차입금리가 경제 성장률 아래일 때 이 부채 상환이 지속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고령화 중인 인구는 덜 빌리고 덜 쓰며 그리고 기업들이 투자금액을 제한해 차입비용을 하락하게 만든다. 이는 정부가 부채를 줄여야 하는 급박한 필요성을 마주하게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금까지 국가부채 증가가 급격한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며 "인플레이션은 지난 25년 중 대부분 동안 미 연준(Fed)의 목표 수준이거나 아래였는데, 그럼에도 여러 다른 이코노미스트들은 이 아이디어를 포용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책임연방예산위원회(CRFB)의 마크 골드웨인 수석부회장은 "대규모 적자운용을 계속함으로써 미국은 민간투자를 밀어내고 과거 자금 조달에 전념하는 예산을 늘리면서 임금증가를 둔화시키고 있으며 향후 재정위기의 위험성은 작지만 높아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기사정리=임민희 기자/ 기사도움말=골든브릿지증권 법인영업팀 이동수 전략가, 이혜선 대리]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