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의사록 덜 비둘기적...무역협상 기대, 유가상승 등이 그나마 미국증시 견인

[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20일(미국시각)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장중 심한 변동성을 보인 끝에 가까스로 상승 마감했다. 이날 공개된 1월 FOMC 의사록 내용이 “기대했던 것보다는 덜 비둘기적이었다”는 평가가 미국증시에 변동성을 가하며 상승폭을 제한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 3대지수 중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지수는 전일 대비 63.12포인트(0.24%) 오른 2만5954.44에 거래를 마쳤다. 또한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4.94포인트(0.18%) 상승한 2784.70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고작 2.30포인트(0.03%) 높아진 7489.07에 마감됐다.

CNBC, 마켓워치 등 미국 경제매체들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 투자자들은 이날 공개되는 1월 FOMC(미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의사록에 집중했다. 투자자들은 FOMC 의사록 내용이 상당히 비둘기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12월 미국의 소매판매가 격감하는 등 일부 미국 경제지표가 부진하게 나온데다 월가에선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를 반영해 미국 연준이 금리인상을 중단하거나 심지어 금리를 내리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할 수 있다는 진단이 최근 쏟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FOMC 의사록 내용은 생각만큼 비둘기적이지 않았다. FOMC 위원들 간 금리정책을 두고 다소 다른 생각을 갖고 있음이 드러났다. 일부 위원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생각보다 크게 상승하는 경우에만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주장을 편 반면, 일부 위원은 “경제지표가 양호하게 나올 경우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맞선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FOMC 의사록이 공개되자 장중 한때 다우지수가 하락하기도 했다. 나스닥 지수는 장마감 직전까지 하락하는 흐름을 보였다.

다만 장 후반들어 FOMC 의사록에 대한 재평가가 나오면서 시장이 다소의 안도감을 되찾긴 했다. FOMC 위원 모두가 "올해 안에 대차대조표 축소를 끝내야 한다"는 데는 동조한데다, 일부 위원이 경제지표가 양호하게 나올 경우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발언했음에도 대부분 위원이 금리인상에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는데는 공감한 것이 장 막판 미국증시 3대 지수를 모두 상승세로 마치게 하는 역할을 했다.

어찌됐든 이날 공개된 1월 FOMC 의사록은 시장에 다소의 의구심을 안겼다. 미국 경제지표가 양호하게 나올 경우 금리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여지는 남겼다. 이에 그간 미국 성장주를 대표했던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의 주가가 혼조세를 보였고 역시 성장주인 상당수 기술주들이 맥빠진 흐름을 보였다. 아울러 성장주 중 한 섹터인 바이오 주식들도 이날엔 힘을 잃은 모습이었다.

FAANG의 주가 흐름을 보면 페이스북(+0.17%)과 애플(+0.64%)은 상승한 반면 아마존(-0.34%) 넷플릭스(-0.56%) 알파벳(구글의 모회사: -0.53%) 등은 하락했다. 다른 기술주 중에선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를 대표하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주가가 0.52% 하락했고 컴퓨터 업계를 대표하는 IBM도 0.50% 하락했다. S&P500 지수군 내 IT섹터의 주가는 0.03% 오르는 데 그쳤다. 또한 이날 나스닥 바이오 인덱스도 0.23% 하락하며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그럼에도 미-중 무역협상 진전 기대감에 따른 캐터필라(+3.34%) 보잉(+1.29%) 등 중국 관련주 호전, 유가 고공행진에 따른 쉐브론(0.81%) 엑손모빌(+0.38%) 등 정유주 상승 등이 이날 미국증시를 그나마 오름세로 마감케 했다. 일부 FOMC 위원이 “미국 경제지표 양호시 그래도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매파적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뱅크오브아메리카(+0.96%) 씨티그룹(+0.40%) 웰스파고(+0.87%) JP모건체이스(+0.48%) 등 주요 금융주가 올라준 것도 이날 미국증시 상승을 견인했다. S&P500 지수군 내 금융섹터의 주가는 0.53% 상승했다.

미국 시장 전문지 마켓워치는 “FOMC 의사록 내용이 시장 기대에 못미쳤다”는 전문가들의 반응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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