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회담 결과 나오든, 국론모아 인내하며 슬기롭게 대처할 필요 있어

▲ 지난 22일(현지시각) 베트남 호텔에 김정은 북한 위원장(왼쪽)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악수하는 그림이 걸려 있다.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최원석 경제칼럼] 미국-북한 2차 정상회담이 이번 주 27~28일 베트남에서 열린다. 한국 사람이라면 협상이 잘 되길 기원하는 마음 간절할 것이다. 지난 22일 한국증시에서 일부 경협주가 2차 북미정상회담 기대감에 껑충 뛴 것도 그래서 눈길을 끌었다. 22일엔 경농(+9.63%)  한창(+5.29%), 인디에프(+4.90%), 동양물산(+4.43%), 성신양회(+4.30%), 용평리조트(+3.96%), 한일시멘트(+3.94%), 효성(+3.82%), 일신석재(+3.75%) 남광토건(+2.10%), 도화엔지니어링(+1.19%) 등이 북미정상회담 기대감을 반영했다.

그러나 2차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조급해하거나 과도한 기대는 "어느 정도 자제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미국과 북한 간 핵심 이슈나 쟁점에서 견해차가 여전히 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장에서도 '기대반 우려반'의 진단이 섞여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예컨대 KB증권 김영환 연구원 등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단계적 북한 비핵화, 단계적 대북 경제제재 완화 가능성” 등 ‘스몰딜’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이 경우 우리 시장에 어느정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뒤따른다.

하지만 일각에선 경우에 따라 이번 정상회담 성과가 기대했던 것 보다 미치지 못하거나 대한민국 국민들이 원치 않는 방향으로 도출될 수 있다는 조심스런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시간을 갖고 북한과 마주하겠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의 만남이 이번이 마지막이 아닐 수 있다”고 말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북 관계 또한 인내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사안임이 분명함을 내비친 것일 수 있다.

지난 20일 글로벌 투자기관 CLSA가 밝힌 “한국 (투자)전략” 내용도 그런 점에서 눈길을 끈다. CLSA는 “트럼프 대통령의 하노이 타협과 관련해, 지정학적 상황이 한국 시장에 긍정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CLSA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이번 주 하노이에서 2차 회담을 갖긴 하지만 1차 회담과는 다르게, 흥분하기 보다 걱정이 더 된다”면서 “2차 회담이 북한에 대해 핵보유국으로서의 정당성을 공고히 할 것이고 미국이 자국 보호를 위해 ICBM을 포기하게 하는 것만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할만한 이유들이 여럿 있어 보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CLSA는 “이 시나리오대로 전개될 경우 한국의 정치적인 자유 재량권이 줄어들어 장기적으로 한국에 부정적일 수 있다”면서 “주식투자와 관련해서도 북한 테마주에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통일 수혜주 포트폴리오는 남북한이 함께 통일을 위해 공조하는 시나리오에서만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북미정상회담 성과가 CLSA의 예측대로 나올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럴 우려는 있지만 지금으로선 어디까지나 걱정스런 예상일 수 있다. 국내 일부 증권사가 제한적이지만 ‘긍정적 기대감’을 갖고 있듯이 말이다.

다만 CLSA의 예측대로 정상회담이 끝난다면 한국에겐 상당한 근심을 안길 수도 있을 것이다. 아울러 CLSA의 의미심장한 지적은 이번 북미회담과 관련해 지나치게 앞서가기 보다는, 차분하게 지켜보면서 상황에 맞는 대응을 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 것으로 여겨진다.

북미 문제나, 남북문제 모두 한 두 번의 회담 만으로 진도가 급진될 것으로 여기지는 않는다. 다만 자꾸 만나다 보면 남북, 미북, 한미가 견해차를 좁힐 수 있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시간을 갖고 대응한다"는 발언이 주목받는 이유다. 아울러 CLSA의 지적대로 미북회담에서 한국에 달갑지 않은 내용이 도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만약 그렇게 되더라도 우리는 국론을 한데 모아 슬기롭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거듭 강조컨대 2차 북미정상회담 결과가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오든,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게 나오든, 인내심을 갖고 여러 상황에 냉정하게 대처하는 자세가 그 어느 때 보다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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