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국가들이 유로화가치 하락을 간절히 원하고 있는 반면 유로화 가치 절상을 원하는 나라가 일본 말고 또 있어 눈길을 끈다. 바로 중국이다. 유로존에 수출을 많이 하는 중국의 경우 유로화가치가 높아져야 자신들의 손에 들어오는 이익도 커지기 때문이다.

30일 글로벌 외환시장에 따르면 중국의 유로화 강세에 대한 기대는 의외로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지난 26일 중국 리커창 총리가 “강한 유로화를 보기를 원한다”고 밝힌 점은 시사하는 바가 아주 크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무엇보다 시장에선 유로화 가치가 절상되면 가장 수혜를 입는 나라중 하나가 중국일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중국의 가장 큰 교역 파트너인 유럽의 유로화 가치가 강세가 되면 중국의 수출에 큰 도움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달러화 가치를 결정하는 달러 인덱스에서 유로화가 차지하는 비중(57%)이 가장 높기 때문에, 유로화 강세는 상대적으로 달러화의 약세를 의미한다.
 
아울러 글로벌 외환시장의 기본 축은 유로-엔 환율이기 때문에 유로화가치가 강세를 보일 경우 그로 인한 달러화 약세 기조 때문에 달러-엔 환율상승에도 한계가 생길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중국이 유로화 가치 상승을 바라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위안화는 달러화에 대해 상대적으로 강세가 되지만, 중국이 달러화 보유를 줄이려 계획하고 있기 때문에 이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시말해 중국으로서는 유로화 약세와 엔화 약세의 저지가 훨씬 더 남는 장사라는 것이다.
 
하지만 유로화 가치가 중국의 바람대로 강세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미 ECB(유럽중앙은행)측은 현행 유로당 1.35달러인 유로-달러 환율 구도에선 남유럽 국가들이 모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유로화 약세 전략을 짜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로-달러 환율이 유로당 1.6달러선을 넘으면 유로존 17개 회원국중 견뎌낼 수 있는 나라는 독일 한 곳 뿐이라는 지적도 있어 ECB로선 돈을 찍어내든, 유로존 공동채권을 사주 든, 어떤 식으로든 유로화 가치를 낮춰야 하는 게 절실한 상황이다.
 
유로화가치가 강해지기만을 바라는 중국과 유로화 가치 약세를 꾸준히 모색하는 ECB의 생각 중 누구의 바람대로 유로-엔, 유로-달러 환율이 움직여 줄 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