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재닛 옐런 전 미국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이 퇴임 1년이 지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포문을 열었다.

하지만 이것이 본격적인 트럼프 대통령 비판의 시작인지는 확실치 않다. 옐런 전 의장의 발언이 아직까지는 후임자인 제롬 파월 Fed 의장의 역성을 들어준 측면이 강해서다. 그러나 퇴임 1년이 지난 시점이란 면에서 그동안 아껴온 말들을 본격 꺼내려는 의도일 정황도 엿보인다.

▲ 재닛 옐런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 /사진=Fed 홈페이지.

미국 CBS의 26일 보도에 따르면, 옐런 전 의장은 25일(미국시간) 라디오프로그램 마켓플레이스에서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Fed의 최대고용과 물가안정 목표를 충분히 이해했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들이 Fed에 대한 “이해 부족”을 드러냈다고 덧붙였다.

옐런 전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의 무역 정책을 위해 Fed가 환율 목표를 갖고 있거나 미국 무역수지를 목표로 갖고 있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며 “나는 이런 발언들이 Fed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정책 목표에 대한 이해 부족을 드러내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잘 이해하는 것으로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옐런 전 의장은 “아니오(No, I don’t)”라고 대답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파월 의장에 대한 발언에 대해서 내가 우려하는 것은 이런 발언들이 이어지면, 특히 미국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있을 때 Fed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통령 선거과정에서 옐런 의장의 2018년 2월 임기 만료 후 연임시키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동안 미국 대통령들은 공화당과 민주당 간 정권이 바뀌어도 전임 정권이 임명한 Fed 의장은 한 차례 연임시켜 왔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전례와 무관하게 옐런 당시 의장이 민주당원이란 점에서 교체하겠다고 말했다.

옐런 의장은 자신에 대한 교체를 분명히 하는 대통령에 맞서듯, 의장에서 물러나도 오는 2022년까지의 Fed 이사 임기는 다 채울 것임을 시사했다. 전임 Fed 의장들은 의장 퇴임과 동시에 이사에서도 물러났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1월 취임한 후, 주가상승에 최적인물이 옐런 의장이란 생각이 점차 강해졌다. 옐런 의장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내놓는 한편으로, 2017년 말 차기 Fed의장 후보를 최종 3인으로 좁혔을 때도 트럼프 대통령 혼자 주장으로 옐런 의장을 포함시켰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의 강력한 추천에 힘입어 당시 Fed 이사였던 파월 의장이 후임 의장으로 확정됐다.

옐런 의장 역시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가 1년 동안 개선됐음을 보여주듯, 의장 퇴진과 동시에 Fed 이사에서도 함께 물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파월 의장의 부담을 덜어줬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대통령들의 전례에서 벗어나며 굳이 Fed 의장을 교체했지만, 파월 의장에 대해서는 오히려 격한 용어를 구사하며 비판하는 일이 잦아졌다.

파월 의장 취임 1년 동안 Fed가 금리를 네 차례나 올리는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인상에 대해 “격하게 공감하지 않는다”는 발언으로 비판을 시작한 후 “Fed가 미쳐가고 있다고 본다” “내 최대 위협이 Fed” 등 거친 언동을 그대로 내놓았다.

옐런 전 의장은 이번 인터뷰에서 자신이 물러난 후 트럼프 대통령의 파월 의장에 대한 태도에 대해서만 비판을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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