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 "달러 약세 통해 수출 늘리는 건 잘못된 발상"

▲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미국 달러 강세는 미국 경쟁력을 키우는 수단이며 달러 약세를 통해 수출로 이득을 얻으려는 건 잘못된 발상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5일(미국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달러는 강세일 경우에도 미국에 좋지만 약세라도 괜찮다고 두 가지 모두를 주장하고 있다”면서 “달러화가 강세라는 트럼프의 말은 맞지만 그다지 강하지는 않다”고 전했다.

달러화는 물가상승률을 감안할 때 1973년 이후 전체 교역 상대국들에 비해서는 기간 평균보다 5% 정도 높고, 주요 선진국에 대해서는 평균보다 10% 정도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둘 다 1985년과 2002년의 최고치에는 근접하지 않고 있으며 1999년 유로화 도입 이후 유로화에 대한 달러가치도 평균보다 약 4% 높은 편이다.

특히 달러화는 2011년 전후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이후 8년 간 실질기준으로 교역 상대국들에 대해 약 25% 상승했다. 이 또한 과거 1980년대 초와 1990년대 후반의 2배 상승한 강세장의 절반도 못 미친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경제가 다른 선진국보다 잘 나가고 있으며 인플레이션도 목표치 내에 있기 때문에 달러는 상당히 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로존과 일본의 경우 마이너스 금리에 불안한 성장세를 보이는 등 비상 모드에 돌입했으며 중국은 급격한 경기둔화 이후 경기부양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이 매체는 이어 “트럼프는 통화 약세를 타국으로부터 비즈니스를 얻기 위한 방안으로 보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수출로부터 이득을 얻는 명백한 방법이지만 장기적으로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1900년 이후 가장 실적이 좋은 통화는 스위스 프랑, 네덜란드 길더(현재의 유로화 일부)와 달러화로, 스위스와 네덜란드는 수출 강국에 해당한다. 평가 절하된 통화들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경쟁력이 떨어지고 다시 평가절하되는 경우가 많았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통화 강세는 기업과 근로자들이 생산성을 높이도록 압력을 가하고, 이는 결국 나라를 더 경쟁력 있게 만들어 보상을 해주는 셈이라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통화 약세가 단기적으로는 수출에 도움이 되지만 수입에도 타격을 줄 수 있어 효과가 길게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연준의 조치에 의한 달러 약세는 연준의 생각보다 금리가 낮게 유지되는 것을 의미하는데 물가 목표, 임금 상승, 실업률 하락, 경제 성장 등을 목표로 한 상황에서 연준이 통화 부양책까지 더해야 한다는 것은 믿기 어렵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덧붙였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