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증시부양 위해 무역협상 타결 촉구"...對 中적자 확대는 트럼프 비웃어

[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6일(현지시각) 뉴욕증시 3대 지수가 하락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증시부양을 위해 미-중 무역협상 타결 촉구”를 지시했다는 소식에도 미국증시는 고개를 숙였다. 트럼프의 미-중 무역협상 타결은 스스로 딜레마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 중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지수는 2만5673.46으로 133.17포인트(0.52%)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7505.92로 70.44포인트(0.93%) 떨어졌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2771.45로 18.20포인트(0.65%) 내렸다.

미국 경제방송 CNBC는 “이날 미국증시가 미-중 무역협상 등을 주시하며 10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고 전했다.

이날 미국증시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트럼프 발 증시부양 이슈였다. CNBC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재선을 염두에 두고 뉴욕증시 부양에 신경쓰고 있다. 그는 증시부양을 위해 미-중 무역협상을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럼에도 이날 미국증시는 하락했다. 전날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미-중 무역협상도 완벽하지 않으면 거부할 수 있다”고 발언한 것과 트럼프의 무역협상 타결 촉구는 상충된다.

아울러 미국의 대중국 무역적자가 줄기는커녕 더욱 늘어난 것도 트럼프의 딜레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미국의 무역적자는 무려 598억 달러에 달했다. 10년래 최대, 최악이다. 이는 전월 대비 19%나 늘어난 것이기도 하다. 작년 연간 무역적자도 10년래 최악인 것으로 전해진다. 더욱 심각한 것은 지난해 대 중국 무역적자가 자그마치 4190억 달러로 전년 대비 10% 이상 크게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충격적이다. 트럼프가 임기 내내 대중 무역적자 축소를 외쳤는데 오히려 크게 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가 섣불리 미-중 무역협상을 타결 지을 수 있을 것인지가 의문이다.

특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증시 부양 위해 무역협상 타결”을 촉구했지만 이는 역으로 미국증시에서는 커다란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했다. 월가는 “미-중 무역 이슈가 이미 증시에 크게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무역협상이 타결되지 못할 경우 미국증시 관련주들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우려마저 쏟아지고 있다. 이날 트럼프의 증시부양 관련 무역협상 타결 촉구에도 대 중국 관련주가 추락하고 미국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고개를 숙인 것은 이같은 트럼프의 무역협상 딜레마를 대변해 준다.

이날 중국 의존도가 큰 종목들 중엔 애플의 주가가 0.58% 하락했다. 역시 중국 의존도가 큰 보잉과 캐터필라도 1% 이상씩 추락했다.

미-중 무역협상의 한 중심에 있는 반도체 섹터의 주가도 곤두박질쳤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1.70%나 떨어졌다. 주요 반도체 종목 중에선 마이크론 테크(-5.15%) 인텔(-1.36%) 크리(-2.89%) 텍사스 인스트(-1.08%) AMD(-4.64%) 엔비디아(-2.86%) 등의 주가가 일제히 급락했다.

역시 중국과의 무역협상 이슈 속에 있는 자동차 관련주도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제너럴 모터스(-1.55%) GE(-7.89%) 테슬라(-0.11%) 포드(-2.17%) 등의 주가가 모두 하락했다.

미-중 무역적자 확대 속에 미국 경제 우려감이 커진 것도 증시로선 달갑지 않은 소식으로 작용했다.

경기 둔화 우려와 미국 정부의 제약 관련 규제 우려 속에 바이오, 헬스케어 주가도 곤두박질 쳤다. 나스닥 바이오 인덱스는 3.14%나 폭락했다. 주요 바이오 종목 중에선 암젠(-3.00%) 길리어드 사이언스(-2.28%) 바이오젠(-2.72%) 등이 급락했다. S&P500 지수군 내 헬스케어 섹터의 주가도 1.39%나 하락했다. 유니아티드 헬스그룹, 화이자, 머크 등의 주가가 줄줄이 떨어졌다.

미-중 무역협상 이슈는 이제 더 이상 증시에 호재로만 작용하지는 않고 있다. 이날엔 무역협상 피로감이 크게 부각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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