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사진=Fed 홈페이지.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의 정책에 대한 일일보고서를 1995~1997년에도 작성해 본 적이 있는 입장에서, 2010년대 시작된 점도표는 생소한 개념이다. Fed의 점도표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참석하는 Fed 이사들과 지역Fed 총재들의 개별예상을 나타내는 표다. 통계학의 돗수분포표다.

시장에서는 이에 대해 주로 중위수(median)를 중심으로 해석한다. 가장 많이 쓰이는 평균(mean, average)을 언급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평균은 참석자들의 답변을 모두 합친 후 이를 참석자 숫자로 나눈다. 중위수는 참석자들의 응답에 순위를 매겼을 때, 정확히 중간순위를 가진 응답을 나타낸다.

갯수에 대한 평균이 현실과 다르게 소수점 이하를 포함할 수도 있지만, 중위수는 그럴 가능성이 전혀 없다.

Fed의 2018년 12월 점도표에서 올해 연말까지 금리인상을 세 차례 예상한 사람이 6명, 두 차례는 5명, 한 번이 4명, 한 번도 없을 것이란 사람이 두 명이었다.

이에 대한 평균은 (3x6 + 2x5 + 1x4 + 0x2)/17 = 1.88 회가 된다. 사실상 두 차례에 가까운 응답이지만 명확하지 않은 면이 있다. 한번이면 한번이고 두 번이면 두 번이지, 1.88 회는 현실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FOMC 참석자들이 두 번은 올리지만, 매우 흔들리는 갈대 같은 마음으로 올렸다고 억지로 해석할 수도 없는 일이다.

평균은 이처럼 해석이 어려워지는 면이 있다.

중위수는 이와 달리, 17명의 응답자들 가운데 중간 순위가 되는 9위 응답자의 답변만 확인하면 된다.

Fed의 지난해 점도표에서 세 차례 인상 답변은 1~6위, 두 차례는 7~11위, 한 차례는 12~15위, ‘한 번도 없다’는 16~17위를 차지한다. 9위 답변은 두 차례가 된다.

중위수는 따라서 두 차례가 된다. 평균인 1.88회보다 명확하다.

하지만, 중위수는 지나치게 단순한 답변이 아니냐라는 의구심을 가져올 수 있다. 9위 응답자 이외 다른 다양한 의견이 지나치게 생략되는 것처럼 보일수가 있다.

중위수의 이런 점은 오히려 장점이 되기도 한다. 극단적인 답변 하나가 전체 통계에 주는 영향을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10명 학생의 키가 170 cm인데, 180 cm인 학생의 키가 1,800 cm로 잘못 기재되면, 평균은 314 cm로 급증하게 된다. 하지만 이때도 중위수는 전혀 바뀌지 않는다. 만약 가장 키가 작은 학생을 이렇게 잘못 기록한 경우라 하더라도, 5.5위 학생 대신 4.5위 학생의 키가 중위수가 되기 때문에 평균과 같이 급격히 변하지는 않는다.

이와 같은 극단적 값(outlier)에 대한 안정성(robustness)이 중위수의 장점이다.

Fed의 FOMC 경우라면, 어떤 지역총재가 물가안정에 대한 ‘나 홀로 수호신’이어서 회의 때마다 금리인상을 주장할 뿐만 아니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도 해야한 다는 성향을 갖고 있다면, 응답자가 20명이 안되는 점도표에서 평균값은 이 사람 하나로 인해 2회가 아니라 3회 이상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점도표에서 평균보다 중위수가 더 주목을 받는 것인데.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내일도 알 수 없는 세상에서 FOMC 위원들이 1년 뒤, 2년 뒤를 무슨 재주로 정확히 예상하느냐다.

지난해 점도표에서 중위수로 두 차례 금리인상을 제시한 Fed지만, 올해 금리를 한 번이라도 올릴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은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 매우 드물다. 오히려 내릴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이 더 늘어났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8일 스탠포드대학교 세미나에서 점도표에 대한 지나친 신뢰자제를 권고하고 Fed가 더 나은 소통방식을 찾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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