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산에 내려가고 사우디아라비아 감산에 올라가는 등락 반복

▲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은 국제 상품시장에서 또 하나의 팽팽한 힘 대결을 하고 있다. 국제유가다. 이 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정책에서 비롯된 대결이다.

국제유가는 현재 미국의 대량생산으로 인해 하락하다가도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소식으로 반등하는 등락이 거듭되고 있다.

지금까지 최대산유국은 사우디아라비아였다. 그러나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미국이 최대산유국으로 올라섰다. 미국은 생산만 최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최대수출국의 자리도 넘보고 있다.

미국은 석유생산과 수출 증가를 통해 저유가를 유지해 경제성장을 지속하고 또한 무역적자를 상쇄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주도로 석유생산 위주에서 탈피한 경제체제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막대한 재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정수준 이상의 유가가 필요하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주요 재원조달 수단으로 세계 최대 석유기업인 아람코의 상장도 추진하고 있다. 국영기업인 아람코 지분을 더 많이 받고 파는 데는 고유가가 유리하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여러 여건으로 인해 아람코 기업공개를 연기한 상태다. 가격이 맞지 않은 것이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11일 오후 아시아시장에서 전주말보다 0.3~0.4% 가량 상승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확대에 영향받은 것이다.

오일프라이스닷컴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2월 일평균 1010만 배럴의 석유를 생산했다고 밝혔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산유국들의 지난해 감산 합의에서 사우디아라비아는 생산량을 일평균 1031만1000 배럴로 줄이기로 했었다. 지난해 10월의 1063만3000 배럴에서 32만2000 배럴 줄인 것이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 자체적으로 이보다 훨씬 더 감산을 한 것이다. 감산을 통해 저유가를 탈피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 2월초에는 일평균 100만 배럴 이상 생산능력을 가진 사파니야 유전을 부분 패쇄했다. 이 또한 저유가 탈피를 위한 조치로 해석됐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은 또 사우디아라비아의 미국 수출도 급격히 줄고 있다고 전했다. 2월말 수출이 160만 배럴로 1년 전의 575만 배럴에 비해 크게 줄었다. 이는 양국의 에너지 정책에 따른 당연한 결과다.

미국과 유로존 등의 선진국 경제는 저유가가 지나친 저물가를 가져와 경제성장 동력을 위축시키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과 같은 에너지 소비국은 여전히 고유가에 의한 수입급증이 더 부담스런 요인으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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