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경기둔화, 금리상승, 중국인 매입 감소, 백만장자 감소 전망 등이 요인"

▲ 홍콩 거리의 아파트들. /사진=최미림 기자

[초이스경제 임민희 기자] 전세계 고급주택 가격이 경기둔화와 대출금리 인상 등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중국인의 매입 감소, 백만장자 수 감소 전망 등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19일 골든브릿지 투자증권 법인영업팀 이동수 매크로 전략가, 이혜선 대리 등이 작성한 '골든 인베스팅 아이디어'에 따르면 18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전세계 호화주택의 가격하락 요인을 다뤄 주목을 받았다.

이코노미스트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영국 런던을 포함한 다양한 지역에서 금융위기 이후 10년 동안 부동산 가치가 상승했고, 가격은 고점에 근접해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5개 도시인 홍콩, 런던, 뉴욕, 시드니, 밴쿠버의 주택 가격은 2009년 이후로 7년 동안 꾸준히 상승했다.

하지만 현재 가장 값비싼 도시의 '우량' 지역에서 주택 가격 과열현상은 사그라드는 모습이다. 지역별로 보면 작년 캐나다 벤쿠버의 고급주택 가격은 12% 하락했다. 유명 재즈 가수인 마이클 부블레(Michael Bublé)도 최근 자신의 웨스트 벤쿠버(West Vancouver) 저택을 감정가액 대비 28%나 싼 가격에 판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은 작년 8월부터 가격하락이 시작됐고 그 이후로 9% 더 하락했다. 주택개발업자들은 작년 10월 'The Peak'라 불리는 가장 비싼 땅이 최저 경매가격을 맞추지 못하자 걱정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미국 맨하탄은 지난해 4.3% 하락했고, 온라인 부동산중개회사인 스트리트 이지(Street Easy)는 "2018년에 가격이 100만 달러 이상인 주택의 60%가 팔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시드니도 2017년 이후 지금까지 16% 하락했다.

런던의 부동산 전문기관 세빌스(Savills)는 고급주택 가격이 2014년 고점대비 20% 하락했다고 추정했다. 100만 파운드 이상의 주택매매도 2016년 대비 20% 줄었다고 밝혔다. Saviils의 리서치 파트 대표인 루시안 쿡(Lucian Cook)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도 문제지만 더 큰 하락세의 이유는 국가간 자본 흐름의 감소, 정부 정책, 금리, 공급 증가라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 트렌드는 주식이나 채권만큼 고급주택 자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크레딧스위스에 따르면 작년 백만장자들이 전 세계 주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5%였다. 이는 2010년 36% 보다 상승한 수치다. 반면 백만장자의 증가속도는 둔화돼 2023년까지 5분의 1수준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전세계 신규 백만장자의 6분의 1을 배출하고 있는 중국에서는 해외로 자금을 몰래 빼돌리는 일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미국부동산중개협회(ANAR)는 2018년 1~3월 중국인들의 미국 주택 매입액이 300억 달러로 전년대비 4%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다. 신축 건물에 대한 외국인 매입 제한이 있는 호주에서는 신규 주택개발에 대한 중국인 투자가 작년에 13억 호주달러(9억7000만 미 달러)로 36%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금리도 호화주택 가격하락에 일조했다. 부동산 컨설팅 회사 나이트 프랭크(Knight Frank)의 리암 베일리(Liam Bailey)는 현재 미국 100만 달러의 집에 대한 담보대출은 3년 전에 비해 65% 비싸다고 강조했다. 주택 수익률은 공급 증가로 인해 부분적으로 하락했다. 현재 판매율로 6년치 재고인 8600가구의 호화 주택이 매물로 나와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고급주택 가격하락은 20년 간의 글로벌 경제 통합의 쇠퇴 개념인 '슬로벌라이제이션(세계화 쇠퇴)'을 반영한다"며 "부유하지 않은 도시 거주자들은 가격하락을 기뻐하겠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냉각은 더 넓은 시장의 관점에서 반갑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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