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 "유럽중앙은행, 오랜기간 제로금리로 디플레이션 우려"

[초이스경제 임민희 기자] 유럽이 일본처럼 장기불황의 늪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20일 골든브릿지 투자증권 법인영업팀 이동수 매크로 전략가, 이혜선 대리 등이 작성한 '골든 인베스팅 아이디어'에 따르면 19일(이하 미국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유럽의 성장 둔화에 따른 시장의 우려를 다뤄 주목을 받았다.

이 매체에 따르면 유럽의 성장과 인플레이션의 둔화로 인해 유럽이 일본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월가에서 다시 한 번 높아지고 있는데,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의 이 같은 주장은 이제 전세계 컨센서스로 통용되고 있다.

일본은 낮은 물가상승률로 수년간 고군분투 해왔고, 일본 증시는 거의 30년 전의 폭락에서 아직도 회복하지 못했다. 유럽도 몇 가지 유사점을 보이고 있는데,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 모두 오랜 기간 제로금리를 시도했고 지금은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했다는 점이다.

▲ 독일 유럽중앙은행(ECB) 청사. /사진=AP, 뉴시스.

월스트리트저널은 위기 시절 일본과 유럽의 정책 대응이 달랐다는 점에 주목했다.

일본은 1990년 거품 붕괴 후 10년 동안 성장세가 둔화되자 거의 20년 이상 동안 플러스 실질금리(금리가 인플레이션보다 높은)를 실행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일본의 1인당 GDP는 유로존보다 더 많이 성장했고, 2006년 이후로는 미국이나 영국보다 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반면 일본의 실업률은 선진국 중에서 가장 낮았다. 일본 주식은 배당금을 재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1989년 말 피크보다 18% 낮다. 신선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일본 소비자물가는 1998년 디플레이션이 일어나기 전의 1%에도 못 미치고 있다.

2008년과 2010~2012년 위기시절 유럽의 대응은 일본과 달리 완화적인 통화정책과 긴축적인 재정정책을 폈다. 유럽중앙은행은 2011년 금리 인상에서 후퇴한 이후 정책금리가 핵심인플레율을 상회하지 않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투자자들은 유럽도 일본이 투자 가치를 위해 정한 진로를 따를지도 모른다고 걱정하는 것이 옳다"며 "유럽의 정부들은 일본이 진행한 대규모 재정적자를 꺼리고 있고, 통화 화력도 훨씬 제한돼 있기 때문에 어떤 충격도 유럽을 디플레이션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매체는 "유럽은 그 동안 큰 폭의 무역흑자를 냈지만, 글로벌과 중국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무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일본이 그랬던 것을 지속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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