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기자간담회서 디지털 · 글로벌 등 경영비전 제시
지 행장 "소통과 배려로 조직통합, 금감원과 갈등은 오해"

▲ 지성규 신임 KEB하나은행장이 21일 취임 기자간담회를 열고 경영비전을 밝혔다.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임민희 기자] 지성규 신임 KEB하나은행장이 "손님중심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정보회사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지성규 행장은 21일 서울 중구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에서 취임 기자간담회를 열고 "초대 은행장이신 함영주 행장이 힘든 환경속에서 많은 것을 이뤄냈다"며 "이제는 포화시장인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블루오션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핵심 추진과제로 ▲안정적이고 선진적인 디지털전환 ▲글로벌 현지화 경영 ▲손님행복은행 계승 등 3가지를 제시했다.

지 행장은 "왼쪽에는 디지털, 오른쪽에는 글로벌 날개를 달고 혁신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또 소통과 배려라는 두 바퀴를 땅에 붙이고 직원과 손님이 모두 행복한 은행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우선 기존의 커머셜뱅크에서 디지털 기반의 정보회사로 완전한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 일환으로 빅데이터에 기반한 업무프로세스를 혁신하고 모바일 중심의 직관적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구축할 방침이다. 2020년까지 1200명의 디지털 인재도 육성한다.

또한 4월부터 시작하는 '글로벌로열티네트워크(GLN)'를 통해 새로운 결제시스템을 선보일 계획이다. 인도네시아에서 라인과 합작한 사례를 들며 글로벌 ICT 기업 등 다양한 이종산업과의 협업·융합을 추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지 행장은 글로벌 사업방향으로 "현지인력 채용 확대로 글로벌 손님 기반을 넓혀나가겠다"며 "중국과 인도네시아의 경우 많이 정착이 됐는데 올해와 내년에는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장춘분행에서 공상은행과 주식계 상업은행을 제치고 60억원의 이익이 나는 딜을 따냈다"며 "인도 시장의 경우 제 임기 2년 동안 본격 진출할 시장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국내 경기악화에 따른 리스크 관리 방안도 제시했다. 지 행장은 "최근 2년간 은행산업이 수익을 내면서 호황을 누렸는데 이는 크레딧코스트(대손비용률) 하락 요인이 컸다"며 "올 하반기부터 내년말까지 크레딧코스트가 올라갈 가능성이 있어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기업이나 외부감사를 받는 기업은 데어터가 있는 반면 자영업자(소호)는 정확한 통계가 없어 관리가 어렵다"며 "저희는 소호에 대한 채권보전이 많이 이뤄져 있고, 현장중심의 리스크 관리를 해 오고 있어 이 비용을 낮게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여신 부분에 대해서도 시나리오별로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지 행장은 옛 하나·외환은행 통합작업(PMI)에 대해서는 "전임인 함영주 행장이 많은 터전을 닦아놨고 형식적 PMI는 거의 완성됐다"며 "이제는 공동의 목표인 디지털과 글로벌 혁신을 통해서 정서적 통합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은행의 기존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는 과정에서 조직 불완전성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직원들과 소통과 배려로 풀어내려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 행장은 금융감독원과의 갈등 문제에 대해 "외부에는 갈등이 있는 것으로 비춰졌는데 그건 아니다" 라며 "오는 25일 함영주 행장과 함께 금감원을 방문하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한국 은행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감독당국과 감독을 받는 금융기관간의 역지사지가 필요하다"며 "대외적으로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KEB하나은행장 이· 취임식에서는 지성규 행장이 함영주 전 행장으로부터 은행 깃발과 함께 (구)하나은행 시절부터 이어져 온 전통인 은행장 만년필을 전달 받고 임기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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