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정쟁-수사속보만 난무...삼성전자 실적마저 휘청...이젠 경제 보살필 때

▲ 삼성전자 서초 사옥.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최원석 경제칼럼] 2019. 3. 26. 현기증 나는 하루다.

한국 최대기업 삼성전자는 ‘실적쇼크’ 상태라고 한다. 때마침 고위 경제 관료는 “미세먼지 문제 등 돈 써야 할 곳이 많다”며 추가경정예산(추경) 필요성을 역설한다. 일부 네티즌은 “그 돈 갖고 뭐할거냐”며 따진다. 국회에선 통일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문제로 여야가 충돌한다. 김학의 수사 본격화, 전 환경부 장관 영장 기각, 버닝 썬 수사 동향... 나라가 온통 '수사 속보'로 시끄럽다.

많은 국민은 심란하다. 경제도 어려운데 왜들 이렇게 목소리가 큰 사람이 많은지 모르겠다는 국민도 있다.

하루 전 한 중소 기업인이 기자한테 찾아왔다. "미세먼지 잡을 해결책이 있다"며 관련 제품 개발에 한창 열을 올리고 있다고 했다. 그는 “요즘 중소기업 하기 어렵다”며 좋은 제품 나오면 나중에 좋은 글 많이 써달라며 자리를 떴다. 그는 “요즘 우리 나라엔 경찰과 검찰 밖에 없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안타깝다”고 했다.

오늘도 한 기업인과 통화했다. 기업 규모는 크지 않지만 외국계 회사 경영자다. 그는 “요즘 뉴스 좀 보려 하면 온갖 이런 저런 수사 속보만 도배질 돼 있어 신문 방송에 접근하기가 겁난다”고 했다.

지금 한국의 경제상황이 엄중하다. 한국이 자랑하는 삼성전자 마저 ‘실적쇼크’를 피하지 못했다는 뉴스가 터져 나왔다. 다른 기업들은 오죽하겠는가. 주요 경제주체들이 심오한 대응에 나서야 하는데 “추경 얘기”가 튀어나오자 한쪽에선 또 실망 섞인 푸념들이 쏟아진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경제상황이 심상치 않다”면서 “추경이라도 편성해서 경제를 살려야 한다”고 권고한 적은 있다. 그러나 여기서 IMF가 권고한 추경은 그야말로 “성장 동력”을 살리는데 돈을 쓰라는 의미라고 기자는 인식했다. 그런 만큼 단기일자리 마련, 단기적 미세먼지 대책 등 소모성 대책에는 추경이 언급되지 않았으면 한다. 성장 동력과 연관된 일자리, 생산적이면서 고용을 유발시키는 근본적인 미세먼지 대책이라면 몰라도 임시직 일자리 마련이나, 영구성이 없는 미세먼지 대책에 추경을 쓰는 일이라면 이 글을 쓰는 기자도 반대한다.

남북 관계 논란 좋다. 과거 적폐청산 논란 좋다. 그러나 소홀히 해선 안 될 게 있다. 바로 경제다.

제대로 된 경제정책을 마련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자. 툭하면 추경 운운하는 자세부터 바꾸자. 세금 무서운 줄 알자. 경제 외교도 강화하자. 좀비기업은 잘 관리하고 기업들이 애로를 호소하는 규제가 있으면 같이 풀어나가자. 경제민주화 하기로 했으면 갑질을 당해 울고 있는 협력업체들도 보살피자. 협력업체에 돈을 지원하는 정책만 하지 말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진정 상생경영을 하도록 하자. 미래 먹거리 산업에 대해선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꾸준히 추진하자. 경제난이 불거질때 마다 재래시장 한바퀴 도는 보여주기식 행보에만 그치지 말자.

지금 일자리가 없어 취직 못하는 청년들을 생각해 보자. 30~40대들이 일자리를 잃고 밀려나고 있다는 뉴스에 귀 기울이자. 50대들의 한숨 소리도 들어보자.

대기업, 중소기업이 글로벌 경기침체를 이길 수 있도록 국가와 소비자, 기업이 같이 고민하고 역풍을 뚫고 나가는 길을 도모하자. 나라 살림살이가 넉넉해져야 국민들의 얼굴에 웃음이 돌아오고 한국을 질시하는 주변국들의 버릇없는 행위도 사라질 것이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