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는 위축되는데 세금, 준조세, 주요물가 상승 우려는 확산

[초이스경제 최원석 경제칼럼] 한쪽에서는 한국의 성장률 전망을 낮춘다. 그럼에도 다른 한쪽에선 국민의 부담을 늘리는 일들을 하고 있다. 경제 전망은 암울한데 국민들은 세금, 준조세, 주요물가 상승을 두려워한다. 중산층이나 서민의 삶은 갈수록 팍팍해질 수 있는 구조다. 국민 부담 줄여주는 세심한 정책 개발이 중요해지고 있다.

경제전망이 나빠지면 가계나 기업의 지갑은 닫히게 마련이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해 말엔 한국의 경제가 올해 2.6%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지금 와서 보니 그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통계청도 “지난 2월 한국의 생산, 소비, 투자가 모두 줄면서 산업불안이 심화됐다”고 전했다. 기업, 가계 모두 바짝 움츠리고 있다는 얘기다.

가계들은 월급 빼고 다 오른다며 불안해 하고 있다. 주요 도시 집값은 여전히 높다. 집 살 엄두를 못내는 사람이 아직도 많다. 집을 가진 사람들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국토부가 최근 내놓은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을 보면 올 1월 기준 공동주택 1339만 가구의 공시가격이 전년 대비 평균 5.32% 올랐다. 서울시 공동주택은 14.17%나 치솟았다. 서울 25개 구 중 20개 구의 공시가가 두 자리 상승률을 보였다. 부자 뿐 아니라 일반 가정의 재산세 걱정도 커질 수 있는 대목이다.

공시가격 상승은 세금걱정 뿐 아니라 집가진 은퇴자 등의 건강보험료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한다. 경우에 따라선 기초연금 수급자들을 탈락시킬 수도 있다고 한다.

서울 등에선 택시비가 올랐지만 서비스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뉴스도 나온다.

한 맥주회사는 다음 달 주류세 개편을 앞두고 맥주 값을 올린다고 발표해 빈축을 샀다. 일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소주 값 오를 일도 시간문제”라는 분석을 쏟아내고 있다. 월 소득 468만원 넘는 직장인들은 7월부터 국민연금 보험료가 인상될 것이라고 한다.

경제는 쪼그라드는데 내라는 건 많아지고 있다. 기업이나 국민 모두 좌불안석이다. 중산층-서민 할 것 없이 걱정이 커지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최근 정부는 “설익은 카드 소득공제 축소 문제”를 언급해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경제부총리는 “미세먼지 등의 대책을 위해 추경편성이 필요하다”고 거론한다.

일에는 순서가 있다고 본다. 당국은 대다수 국민의 생활고를 덜어줄 수 있는 대책부터 밝혀야 한다. 미래 비전을 줄 수 있는 경제 정책의 밑그림부터 제시해야 한다. 추경이니 공제축소니 하는 말부터 꺼내기 전에 파장부터 생각해야 할 것이다. 국민들을 납득시킬 만한 정책부터 차분하게 제시한 뒤 세금 이야기를 해야 한다. 보다 세밀한 경제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민을 배려하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틈만 나면 세금 얘기부터 먼저 하는 것은 이제 신물이 난다. 필요할 때 재정부양책을 쓰되 포퓰리즘 정책은 경계해야 할 것이다. 기업들도 제품가격 인상 때 국민들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하는 결정이 있어야 할 것이다. 택시비 등을 올렸으면 그에 상응하는 서비스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기업, 지방정부, 중앙 정부의 ‘꼼수’ 행위도 나타나지 않길 기대한다. 나라 경제가 어려울 때, 국민의 지갑이 얇아질 때, 국민 정서를 외면하는 경제 행위가 만연할 경우 결국은 ‘제 발등 찍는 역풍’을 맞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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