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웅열 전 회장 재판받고 인보사 판매중단하고...코오롱 왜 이러나

▲ 지난 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이사.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최원석 경제칼럼] 몇 달 전 일이다. 국내 유명 경제원구원에 다니는 한 학자가 기자에게 ‘코오롱 인보사’에 기대를 건다고 했다. 그간 무릎관절 때문에 고생이 많았는데 코오롱생명과학이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를 내놔 그걸로 치료할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인보사의 효능이 사실이라면 획기적이다”면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나 4월 1일 만우절, 거짓말 같은 ‘팩트’에 오전부터 한국증시 일각이 출렁거렸다. 코오롱티슈진이 개발하고 코오롱생명과학이 골관절염 치료제라며 판매 해 온 ‘인보사’가 판매중단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코오롱생명과학, 코로롱티슈진의 주가는 이날 하한가로 곤두박질 쳤다.

일부 언론은 “판매중단 인보사 기술수출 어쩌나” 등의 기사를 내보냈다. 또 다른 언론은 “지금까지 투약받아 온 환자들은 그럼 어쩌나” 하는 뉴스를 비중 있게 다뤘다.

보도에 따르면 인보사는 지난 2017년 7월 국산 신약 29호로 허가받았다고 한다. 무릎 퇴행성관절염 환자의 관절강에 주사해 염증을 없애고 정상 연골조직이 잘 자라도록 해주는 획기적인 치료제라고 했다. 인보사 기술수출 규모가 홍콩, 마카오, 중국, 몽골, 사우디 등 20여개국 1조원 규모에 이른다는 보도도 나왔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의 글로벌 판매 확대를 위해 충북 충주 코오롱생명과학 공장 부지에 새 공장도 짓고 있다고 한다. 인보사는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 진출하기 위해 임상3상을 진행하는 중 이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판매중단이라는 급변상황을 맞게 됐다고 한다. 처음 만들어서 현재까지 쓰고 있는 인보사를 구성하는 형질전환세포가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연골유래세포가 아니라 태아신장유래세포주라는 것을 최근에야 확인하게 됐다는 것이다. 허가사항과 다른 세포주를 사용해 약을 만들었다는 얘기다. 이로 인해 미국 임상시험이 중단되고 각국 인허가 지연 여부도 주목받는 상황이 됐다고 한다.

이왕 이렇게 된 마당에 일단 인보사 사태가 빨리 수습되길 기대한다. 그래야 국가적 망신도 덜 할 것이다. 그간 투약 받은 많은 환자들도 가급적 빨리 규명되길 고대할 것이다. 인보사 사태로 그간 관련 주식을 샀다가 4월1일 하한가로 두들겨 맞은 투자자들도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원할 것이다.

가뜩이나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이 차명 주식을 보유하고 이를 숨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이웅열 전 회장이 지난해 퇴직금을 포함해 재벌 총수중 가장 많은 보수를 받았다는 뉴스까지 흘러 나오고 있다. 이런 와중에 코오롱의 인보사 판매중단 사태가 터졌다.

거듭 말하지만 그간 인보사로 치료받은 사람들의 심경은 편치 못할 것이다. 관련 기업 주식을 샀다가 4월1일 느닷없는 소식을 접한 주주들도 불안할 것이다. 코오롱그룹에 대한 대외신뢰도도 주목받게 됐다. 바이오 산업을 육성하고 있는 한국에 대한 외국인들의 시각이 어떨까도 걱정거리다. 별의별 생각이 다 드는 상황이다.

한국 보건 당국은 지금이라도 철저히 진상을 규명해야 할 것이다. 필요시 식약청에 대해서도 조사해야 할 것이다. 진상규명을 엄중히 해 이 문제가 더는 한국의 국격을 떨어뜨리거나 파장을 키우도록 해선 안될 것이다.

15년 전 성분을 잘못 인지한 게 문제일 뿐 임상부터 개발까지 모두 같은 성분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안전성과 유효성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게 코오롱 측의 설명이라고 한다. 이 글을 쓰는 기자도 코오롱의 주장이 사실이길 기대한다. 그러나 이 같은 설명만으로 사태가 진화될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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