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무엇이 최경주의 발목을 잡은 것일까.

 
미국 프로골프투어 PGA에서 해마다 플레이오프의 사나이로 불리며 건재를 과시했던 최경주가 올해엔 그 명성을 살리지 못해 팬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2일 새벽(한국시각) 미국에서 치러진 PGA투어 플레이오프 2차전 도이치뱅크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최경주는 타수를 잃고 1,2라운드 합게 4오버파로 컷 탈락한 것.
 
또 2차전까지의 페덱스컵 순위도 70위권 밖으로 멀찌감치 밀려나 70위까지 자격이 주어지는 플에이오프 3차전 BMW챔피언십 진출이 무산됐다. 지난해 톱 30위까지만 주어지는 플레이오프 4차전(최종전)까지 진출해 좋은 성적을 거뒀던 것과는 사뭇 대조적인 모습이다.
 
그러나 최경주의 부진이 이번 플레이오프 이전부터 진행돼 왔다는 게 문제다. 올해초 1월 하와이에서 열린 전년도 챔피언들만의 대회인 현대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공동 5위를 기록한 것 말고는 이렇다 할 두드러진 성적을 올리지 못했던 것.
 
그러면 도대체 무엇이 최경주의 발목을 잡은 것일까.
체력 때문인가. 아니면 지난 4월에 발생한 최경주 재단 여직원 거액 횡령사건 때문인가.
 
공교롭게도 최경주는 올 4월 재단경리직원의 횡령사태 이후 각종 대회에 참석해 컷 탈락을 여러 차례 당했다. 또 일부대회에선 1,2라운드에 선두권을 유지하다가 3,4라운드에 가선 뒷심부족으로 상위권에서 밀려나는 일도 경험해야 했다. 물론 1,2라운드에 부진했다가 3,4라운드에 뒷심을 발휘해 성적을 상위권으로 끌어올린 적도 있었지만.
 
그러나 아직은 40대 초반인 그가 체력 때문에 슬럼프에 빠졌다고 하기엔 너무 젊다. 그보다 나이가 많거나 비슷한 피지의 비제이싱과 미국의 노장 스티브 스트리커, 남아공의 어니엘스 등은 여전히 상위권에서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최경주의 부진과 관련해 새삼 지난 4월의 불미스런 횡령사건이 마음에 걸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 피같은 거액의 돈을 여직원이 횡령했다면 최경주의 가슴이 얼마나 아팠을까. 그게 어떤 돈인데. 자선사업과 골프꿈나무 사업에 쓰는 아주 귀한 돈 아닌가. 그걸 수습하기 위해 최경주가 얼마나 많은 고심을 했을 것인가도 생각해 본다. 최경주 부진의 원인이 제발 이 문제 때문만은 아니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한국골프의 간판, 한국골프의 자존심, 매의 눈 최경주의 플레이가 하루빨리 세계 최정상의 수준으로 복귀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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