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성장률 하향, 유가 하락, 미-유럽 무역갈등, 실적 우려 등이 미국증시 압박

[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9일(미국시각)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일제히 추락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미-EU(유럽연합) 무역전쟁 우려 고조, 주요 기업 실적 둔화 우려, 국제 유가 하락 등 4가지 악재가 미국증시를 짓눌렀다.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미국증시 주요 지수 중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지수가 2만6150.58로 190.44포인트(0.72%)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7909.28로 44.61포인트(0.56%) 떨어졌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2878.20으로 17.57포인트(0.61%) 내렸다.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지수는 1559.68로 19.32포인트(1.22%)나 급락했다.

이날 IMF(국제통화기금)는 올해 글로벌 성장률 전망치를 3.3%로 낮췄다. 지난해 10월 3.7%에서 올 1월엔 3.5%로 전망을 낮춘 뒤 이번에 또다시 하향 조정했다. 이것이 이날 미국 성장주들을 압박했다.

또한 이날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그간 유럽연합이 무역에서 미국을 악용했다”면서 “유럽연합 제품에 110억 달러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유럽연합 측도 “미국이 보잉에 보조금을 부과하는 것 만큼 미국산 제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맞서면서 미국-유럽연합 간 무역전쟁 우려가 고조됐다.

여기에 전날에 이어 이날에도 12일부터 시작될 실적 시즌을 앞두고 주요 기업 실적 우려감이 부각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아울러 이날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국에서 열린 한 컨퍼런스에 참석 “러시아가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방침에 협조할 용의가 있지만 그것이 원유 감산인지, 원유생산 동결인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발언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는 “러시아가 6월부터 원유증산에 나설 수 있다”는 전문가의 진단을 전했다. 이에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서 미국증시 정유주들이 급락한 것도 미국증시엔 악재였다.

성장률 둔화 우려 속에 이날 미국 경제방송 CNBC는 캐터필라, 보잉 등의 주가가 다우지수 하락을 주도했다고 전했다. 글로벌 성장률에 민감한 캐터필라의 주가는 이날 미국증시 마감 무렵 2.48%나 하락하기도 했다.

또한 유럽연합이 “미국이 보잉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 만큼 미국산 제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날 보잉의 주가는 미국증시 마감 무렵 1.46%나 떨어지기도 했다.

성장 둔화 및 실적 우려는 이날 반도체 섹터의 주가마저 짓눌렀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1.14%나 급락했다. 주요 반도체 종목 중에선 마이크로칩(-1.23%) 마이크론 테크(-2.75%) 엔비디아(-1.32%) 웨스턴 디지털(-2.87%) 인텔(-0.65%) 텍사스 인스트루먼트(-1.11%) AMD(-4.52%) 등이 줄줄이 추락했다.

다른 성장주인 바이오 주가도 고개를 숙였다. 나스닥 바이오 인덱스가 1.61%나 추락했다. 바이오젠(-0.90%) 암젠(-0.97%) 길리어드 사이언스(-1.91%) 등 주요 바이오 관련주도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다우 운송지수도 0.93% 떨어지며 경기둔화 우려를 반영했다.

이날 유가 하락 속에 미국증시 내 시가총액 비중이 큰 정유주들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로얄더치쉘(-1.12%) 쉐브론(-0.90%) 엑손모빌(-1.29%) BP(-0.53%) 등의 주가가 모두 하락했다.

이날 CNBC는 “S&P500 지수군 내 주요 섹터의 주가에서 유틸리티 등 일부만 제외하고 거의 모든 섹터의 주가가 하락했다”고 전했다.

무역전쟁 우려 속에 제조섹터가 1.40%나 급락했다. 에너지 섹터도 1.29%나 떨어졌다. IT(-0.52%) 헬스케어(-0.39%) 섹터 등도 내림세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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