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올린 금리 2.25%에 불과... 경기침체 때 어떡할건가 지적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 /사진=AP, 뉴시스.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공격 장경순 기자] 미국이 7년간의 제로금리를 마치고 3년 동안 금리를 올려 2.25%에 이른 마당에 양적완화는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단어처럼 들린다.

하지만 호랑이가 다시 담배를 피워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양적완화를 다시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핵심 논지는, 미국이 지난 3년간 금리를 올리기는 했는데 너무 못 올렸다는 것이다. 올리지도 못한 금리 낮춰봐야 별 것 없으니 다시 양적완화를 해서 향후 경기침체에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양적완화란, 중앙은행이 기준금리와 무관하게 돈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미국과, 유로존, 영국 등에 등장했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조절을 통해 돈을 공급하는 전통적 방식과 달라서 비전통적 방식으로 분류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에 금리 올리지 말고 양적완화를 다시 하라는 요구를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별개로 경제와 통화정책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같은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금융연구원이 금융브리프 최신호에서 소개했다.

이광상 금융연구원 부장은 15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Fed가 금리를 올릴 때는 연방기금금리가 5%도 넘어갔지만, 지금은 2.25%에서 더 이상 인상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금리인하로 경기침체에 대응할 여력이 없음을 지적했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양적완화 재가동을 반대하는 학자들은 주로 케인즈 경제학 이론을 신봉하는 전통주의 학자들이다. 이들은 금리가 0%에 가까워지면, 돈을 늘리는 정책이 효과적 경기진작 수단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이와 달리 통화주의 경제학자들은 가격변동이 신축적이지 않고 경직적일 때, 돈을 늘리면 화폐공급량의 실질가치를 늘려 가계의 순자산가치도 늘림으로써 소비를 증대시킨다고 반박한다.

일부에서는 한 나라가 돈을 늘리면 교역상대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한다. 금융연구원은 이에 대해 교역상대국 역시 통화정책과 환율간의 상관관계를 잘 이해하고 상응하는 통화확대정책을 시행하면 이를 상쇄시킬 수 있다는 반론이 제기된다고 소개했다.

일본의 경우, 미국이 양적완화를 하는데도 시라카와 마사아키 전 일본은행 총재가 이에 미온적으로 대응해 부작용을 막지 못했다고 금융연구원은 지적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가 취임한 후에는 양적완화 뿐만 아니라 마이너스금리도 도입했지만 너무 때가 늦어 일본은 금융위기 발생지인 미국과 영국보다 더 격렬하게 경제성장률 둔화를 경험했다고 금융연구원은 덧붙였다.

금융연구원은 "차기 경기침체 국면에서 기준금리 조정을 통한 경기진작 여력에 한계가 있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양적완화 정책의 효과적 재가동 및 강화방안을 검토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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