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역량 융합으로 고객 서비스 선도...과감한 교차인사, 인재영입 눈길

▲ 윤종규 회장. /사진=KB금융그룹 제공

[초이스경제 임민희 기자] 최근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부각되고 있는 기업투자금융(CIB) 시장에서 차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조직부터 시작해 인력, 제도나 프로세스를 'One-Firm형 체계'로 재편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결과물들이 하나씩 나타나면서 '조용하지만 내실 있는 행보'라는 시장의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KB금융엔 'Whole in One, CIB!'라는 단순하지만 명확한 '캐치프레이즈'가 있다. 이는 '어느 계열사에서 근무하든 CIB人이라면 금융그룹 전체의 관점에서 비즈니스를 바라보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이렇듯 KB금융은 개별 계열사의 역량은 다소 부족할 수 있어도 여러 계열사의 역량을 합치면 고객이 원하는 최상의 CIB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신념을 중시한다"면서 "이런 신념은 조직체계나 인력구조, 성과평가체계 등 곳곳에 묻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우선 CIB 부문 조직은 겸직 체계와 협의체 체계를 적절히 혼용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금융지주와 은행, 증권으로 이어지는 삼각편대는 좀 더 구속력 있게 겸직 형태로 운영하되, 자산운용이나 인베스트먼트, 자금줄 역할을 하는 손해보험이나 생명보험 등과의 협업은 별도의 협의체를 통해 챙겨보는 방식이다.

CIB 인력이 근무하는 물리적인 공간에 있어서도 올해 눈에 띄는 변화가 포착된다. 서울 여의도역 주변의 'The-K타워'에 방문하면 KB금융그룹 CIB에 몸담고 있는 핵심인력을 만나볼 수 있다.

올해 초 단행된 인사에서도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보유한 융합형 인재를 등용하고 육성하겠다'는 윤종규 회장의 CIB 전략이 반영돼 있다는 게 KB금융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특히 올해 초부터 그룹 CIB 전략을 총괄하고 있는 오보열 대표의 발탁이 주목받고 있다"면서 "오보열 대표는 지난해까지 심사본부장을 담당하면서 영업과는 대척점에서 리스크를 측정하고 영업을 견제하는 역할을 수행했던 소위 '심사통'이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심사와 영업 간 교차인사를 통해 상호 간 이해의 폭을 넓히고 간극을 좁히겠다는 윤 회장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발탁이었다"면서 "오 대표뿐 아니라 부서장급, 실무자급을 포함하면 영업에서 심사로, 심사에서 영업으로 자리를 옮긴 인력의 수는 상당수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KB금융은 기능 간 융합뿐 아니라 계열사를 넘나드는 교차인사 활성화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서로 다른 조직간 협력을 통해 고객에게 통합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 수년간 교차인사를 추진해 왔으며, 이제는 각 계열사 CIB 영업인력 중 상당수를 다른 계열사로부터 건너 온 인력이 담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시장에서 능력이 검증된 외부인사 영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 초에는 KB인베스트먼트 수장으로 김종필 전 한국투자파트너스 부사장을 선임했으며, 은행과 증권 등 각 계열사별로 참신한 감각과 능력을 갖춘 외부인재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에는 보수적인 조직으로 알려진 은행 인력 채용에 있어서도 다른 회사에서 탁월한 경력을 쌓은 IB 핵심인재를 영입하는 데 힘쓰고 있다. 성과평가나 급여체계 역시 시장친화적이고 계열사 간 협력을 장려하는 방향으로 개선되고 있는데, 계열사별로 가지고 있는 장점들을 잘 혼합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서두르지 않으면서도 내실 있게 변화를 꾀하겠다는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CIB 전략이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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