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 투자부진에 성장률 하향 조정...시장선 연내 1차례 금리인하 예상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준금리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임민희 기자] 한국은행이 4월 수정경제전망에서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모두 하향 조정하면서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은은 여전히 '금리인하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나 시장에서는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를 감안해 하반기 1차례 금리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18일 정례회의를 열고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연 1.75%) 동결했다. 이는 미국의 금리인상 중단과 미·중 무역협상, 국내 경기지표 악화,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대내외 상황을 고려한 조치로 해석되고 있다.

금통위는 특히 이번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완화정도의 추가 조정 여부는 향후 성장과 물가의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갈 것'이라는 문구를 삭제하면서 현행 유지를 시사했다.

한은은 또 수정경제전망으로 올해 경제성장률을 종전 전망치 대비 0.1%포인트 하향한 2.5%, 물가상승율은 0.3%포인트 내린 1.1%를 제시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통위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경제성장률 하향조정 배경에 대해 "1분기 중 수출·투자 흐름이 당초 예상보다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하지만 수출과 투자 부진이 앞으로 완화될 것으로 보여 성장세가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추경 여부가 확정되지 않아 4월 전망에는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성장전망, 물가, 금융안정 상황 등을 살펴봤을 때 현재로서는 금리 인하를 검토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와 관련해 시장에서는 '예상했던 결과'라는 반응을 보였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이주열 총재는 선택지에서 금리인상 가능성을 제외했지만, 금리인하 가능성도 재차 일축했다"며 "수출, 투자 등 전반적인 지표들이 부진한 모습을 이어가면서 경기둔화 우려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금통위가 선제적으로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여전히 연내 금리인하 기대감을 내비치는 시각도 존재한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 금통위를 금리인하의 깜빡이로 해석하기에는 아직은 무리가 있다"면서도 "올해 물가상승률이 1%대 달성도 쉽지 않은데다 -GDP 갭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결국 금리인하는 피할 수 없는 수순이라고 생각된다"고 주장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도 "경제성장율 하향조정으로 통화당국의 정책 결정 과정의 핵심 쟁점이 기존의 '금융안정'에서 '경기'로 이동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며 "수출 부진과 내수 둔화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과 추경편성 등을 고려해 하반기 중에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견해를 보였다.

김상훈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 금통위의 행보는 미 연준(Fed)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흡사해 보이는데, 한은의 비둘기파 스탠스로의 전환 타이밍에 주목할 필요있다"며 "추경 규모가 예상보다 크지 않다면 하반기 추가 성장 모멘텀에 대한 우려가 부각될 수 있어 금리인하 논의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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