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올 1분기 주식 배당금 사상 최대...노조 측 "위기 속에 주주들은 박하사탕 챙겨"

▲ 영국 런던 국회의사당 근처.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곽용석 기자] 브렉시트 위기 속에서도 영국 주식 보유자들에게 지급되는 배당금이 올 1분기 사상최대를 기록하면서 올 연간 1000억 파운드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두고 노조단체 관계자는 "노동자들은 먹고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데 주주들은 박하사탕만 만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영국의 자산관리서비스 회사(Link Asset Services)가 추적한 자료에 따르면 배당 지급액은 올 1분기에 15.7% 증가한 197억 파운드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가디언지가 보도했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 이후 매년 정기배당금이 증가해 왔다. 이후 2018년까지 주주들에게 지급된 총 배당금은 85%나 증가했다.

올 1분기 배당소득이 크게 증가한 것은 주로 세계최대 광산업체인 BHP의 특별배당금 26억 파운드 영향이 컸다. 이번 분기에 가장 많은 배당금을 지불한 금액은 29억 파운드로 석유회사인 ‘로얄 더치 셸’이다.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 석유 대기업 BP, 보다폰, 브리티시 아메리칸 토바코 등도 10억 파운드 이상 씩의 배당금을 지불했다.

일반 배당금(특수배당 제외)은 통화 가치 변동에 힘입어 이 조사회사가 예상했던 것보다 5.5% 오른 176억 파운드로 소폭 증가했다.

이 조사회사의 최고 운영 책임자는 "사실상 배당 증가는 우리가 기대했던 것 보다 약한 것이었다"고 말하면서도 “하지만 세계 경제 불황과 영국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에 대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2019년은 주주들에게 더 많은 보상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의 예측에 따르면, 영국의 연간 배당금 총액이 올해 처음으로 1000억 파운드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배당금 증가 속도는 영국 노동자들에게 지급되는 임금뿐만 아니라 영국 경제 전반의 성장보다 훨씬 앞섰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한편, 영국노동조합연맹(TUC)의 한 사무총장은 “이러한 배당금이 주주들과 노동자들에 대한 보상 사이의 불평등을 의미하는 것이며 모든 사람들이 공평한 몫을 받을 수 있도록 경제를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면서 "수백만 명의 직장인들이 먹고 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주들은 달콤한 박하사탕을 만들고 있다"고 이 매체를 통해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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