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 "셰일 생산량 급증으로 하반기 유가 하락 전망"

[초이스경제 임민희 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미국 셰일 업계가 원유 가격 패권을 놓고 맞붙었다. OPEC은 감산을 통해 유가 올리기에 나선 반면, 미국 셰일업계는 생산량을 크게 늘리면서 원유시장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19일 상상인증권 법인영업팀 이동수 매크로 전략가, 이혜선 대리 등이 작성한 '골든 인베스팅 아이디어'에 따르면 18일(미국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국제 유가 판도를 다뤄 주목을 받았다.

이 매체에 따르면 유가는 올해 고점 수준으로 상승했는데 이는 OPEC의 감산 조치 영향이다. 하지만 미국 셰일 원유업체들의 생산량이 5년 전보다 두 배나 증가해, 올 하반기 원유물량이 시장에 풀릴 경우 유가 하락이 예상되고 있다.

OPEC의 목표는 재고 축적을 막고 회원국 정부 예산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가격을 더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OPEC과 러시아 등 우방국들은 1월부터 6개월간 하루 합산 120만배럴의 생산량을 감축하기로 합의해, 올해 배럴당 70달러 이상으로 가격이 3분의 1 이상 상승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이들 그룹이 6월 회의에서 그 계약을 연장하는 데 합의할지는 미지수다.

▲ 미국 해상의 원유 채굴 시설. /사진=AP, 뉴시스.

반면 미국 셰일업계는 원유 생산을 늘리고 있다. 올해 새로 문을 열 예정인 세 개의 미국 파이프라인은 유정들과 걸프만 해안을 연결할 계획이다. 셰일은 다른 생산자보다 빠르게 켜고 끌 수 있어 OPEC이 원유시장에 영향을 미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HSBC의 원유 및 가스 리서치 팀장인 고든 그레이(Gordon Gray)는 이를 OPEC vs 미국 생산자간의 '주도권 전쟁'이라고 지칭했다. 그는 "셰일 원유는 대부분의 글로벌 생산보다 훨씬 짧은 주기와 가격에 대한 반응 속도를 갖고 있다"며 "현재 글로벌 공급의 10% 이상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OPEC과 셰일, 그리고 글로벌 경제 전망의 약화는 작년 말부터 유가의 변동성을 촉발시켰다"며 "누가 유가 싸움에서 이기고 있는지 아는 데는 재고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최대 산업국가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의 상업용 원유 재고량은 올해 29억1500만 배럴로 5300만 배럴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올해 일일 140만 배럴 증가해 일평균 1240만 배럴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또 2020년까지 미국이 에너지 부분의 순수출국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올해 12개 이상의 셰일 기업들이 지출 삭감을 선언하면서 생산이 지속적으로 급증할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셰일 생산 기업들 대부분이 다른 섹터들보다 자금 차입 비용을 비싸게 치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메이저 원유 기업들은 현재 셰일 생산의 약 5분의 1을 만들어 내고, 중소 규모 기업들보다 더 나은 조건으로 자금을 차입하면서 셰일 생산 비용을 낮추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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