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부진으로 1% 가까이 절하... 원화환율 급등 초래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환율이 1150원을 향하고 있었다. 2017년 7월 이후 올라본 적 없는 수준이다.

주가도 떨어졌다. 당장 무슨 일이 있는지 따지는데 가장 먼저 떠오른 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다.

북한과 러시아 관계는 아직 금융시장에 호불호가 불확실한 요소다. 러시아가 미국과는 관계가 경색돼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상당한 호감을 갖고 있다.

혹시 새로운 상황전개가 있나 해서 러시아 언론들을 찾아보니, 관영언론 타스는 김정은 위원장이 환영받는다는 잔잔한 내용이 톱뉴스다. 또 다른 관영언론 스푸트니크는 아예 북한이 아니라 터키 얘기를 하고 있다. 미국이 F-35s 전투기를 제공하지 않을 경우 다른 곳에서 대안을 찾겠다는 터키 총리의 발언이다. 이 매체는 김정은 방문보다 러시아가 터키에 전투기를 팔 수 있는 가능성을 더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환율까지 급등시키기에는 분위기가 너무나 태평하다.

예전에는 국제신용평가기관이 한국의 신용등급을 변경할 경우, 환율이 먼저 급변하는 경우가 있었다. 이런 경우라면, 미리 알 수 없고 발표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국제금융시장에 떠도는 얘기는 없나 여기저기 기웃기웃했는데 전혀 엉뚱한 데서 답이 나왔다. 호주달러였다.
 

▲ 20 호주달러 모습의 일부. /사진=호주 중앙은행 홈페이지 캡쳐.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호주달러가치가 24일 오후 2시14분(한국시간) 현재 전날보다 0.94%나 절하됐다. 호주와 같이 금융시장이 안정된 나라에서 이런 환율급변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에 비하면 원화환율 변동폭은 얘기도 꺼내기 힘들 정도다.

호주달러는 국제금융시장에서 중국경제의 지표로도 간주된다. 서로 교역이 많은 중국과 호주경제가 함께 부침을 하기 때문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호주의 1분기 소비자물가가 0.2% 상승 예상과 달리 제자리에 머물렀다. 2016년 초 이후 가장 둔화된 인플레이션이다.

호주중앙은행의 금리인하 전망도 높아졌지만, 호주 성장세 둔화뿐만 아니라 중국을 비롯한 세계경제 둔화전망까지 몰고 왔다.

이것이 태평양을 따라 올라와, 서울 외환시장의 원화환율까지 전날보다 7원 안팎으로 올려놓고 있다.

다른나라 경제 불안으로 인해 올라간 환율은, 한반도 지정학적 위험 감소 소식으로 다시 내려갔다는 뉴스가 나오기를 바라는 것이 한국인들의 염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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