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는 다소 내려가도... 경제체질 개선 가능한가?"

▲ 반도체 공장.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저성장이 환율을 직접 끌어올리는 상황에 이르렀다.

하루는 호주달러 충격에, 그 다음날은 한국의 저성장 충격으로 원화환율이 연일 급등하면서 연초 예상했던 등락범위를 일거에 벗어나 버렸다.

정미영 삼성선물 리서치센터장은 25일 서울 명동 뱅커스클럽에서 본지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서 반도체 의존이 과중한 한국이 경제구조 변화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원화의 가치가 취약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앞서 한국은행은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기대비 0.34%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외환시장에서는 ‘마이너스 성장’의 충격으로 원화환율이 9.6원 급등한 1160.5 원에 마감됐다.

정 센터장은 “2016년만 해도 반도체를 제외한 경상수지가 어느 정도 흑자를 내고 있었지만, 2017년에는 거의 제로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반도체 편중이 심각한 가운데, 반도체 단일 품목의 수출이 부진하자 한국 경제 전체의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 외환시장에서는 원화가치의 절하를 예상하는 시각이 압도적이 됐다.

앞선 24일에도 원화환율은 9.1 원 올랐었다. 이날의 급등은 호주달러 가치가 1% 가깝게 절하된 데 따른 것이지만, 다른 통화에 비해 원화가치의 동반 절하 폭이 너무 크다는 지적도 있었다. 일부에서는 GDP 발표와 관련한 저성장우려가 이미 이날부터 시장에서 확산됐던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정미영 센터장은 “올해 연말 환율을 작년 말보다 올라간 1160원 선으로 예상했었는데 이미 이 수준에 도달했다”며 “연중 거래범위를 1170원 이하로 봤는데, 이보다 범위를 위로 더 넓혀야 할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원화환율이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경제상황에 비춰볼 때 달러의 약세가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미영 센터장은 그러나 원화가치를 떨어뜨리는 근본원인으로 경제 체질개선의 부진을 들었다.

그는 한국과 비슷한 경우로 독일 역시 제조업의 비중이 너무 크다며 “두 나라는 이른바 ‘디지털 이코노미’로 표현되는 경제지식 집약화로의 전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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