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 "중국, 일대일로 관련 부채볼모로 신흥국들 자기편으로 오도록 강요"

▲ 중국 본토에서 홍콩과 마카오를 연결하는 세계 최장의 강주아오 대교. /사진=신화통신, 뉴시스

[초이스경제 임민희 기자] 중국이 국제적인 인프라 대출 프로그램을 통해 이른바 '부채 함정외교'를 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3일 증권가에 따르면 2일(미국시각) 주요 외신 중 월스트리트저널이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내륙·해상 실크로드경제벨트) 추진과 부채외교를 다뤄 주목받았다.

이 매체에 따르면 거대 광산기업 BHP로부터 일대일로 관련 프로젝트에 대한 총 지출은 인플레이션 조정 기준으로 2023년까지 10년 동안 1조 300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의 마셜 플랜보다 7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일부에선 5조 달러로 추정하기도 한다.

이러한 유추는 미국의 안보 매파들로 하여금 중국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부채함정 외교'에 대한 두려움을 키우고 있다. 신흥시장 투자자들도 쓸모없는 인프라와 부채증가를 보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스리랑카가 중국 차관의 일부에 대한 이자를 지불하지 못한 후, 중국은 부채 탕감을 대가로 스리랑카 항구의 99년 임차를 받아들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주말 중국 베이징에서 일대일로 포럼을 개최하면서, 외국 정상들에게 이런 경우는 원칙이 아니라 '예외'라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시 주석은 '부채의 지속가능성 프레임워크'와 국제 인프라 계약 기준 준수를 촉진하겠다고 약속했다.

로디움 그룹(Rhodium Group)이 중국의 과거 외채 재협상에 대해 새로 분석한 결과 24개국의 40건 중 스리랑카 사례만 자산 압류를 확정한 반면, 2011년 타지키스탄에서 중국으로 토지를 양도한 사례는 채무를 면제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은 "일대일로는 투명한 입찰과정 없이 사업을 추진하는 국영 기업들의 비용을 부풀리는 분명한 동기를 가지고 있다"며 "늘어나는 부채 부담과 값비싼 새로운 인프라에 주목하는 신흥시장의 투자자들은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이 옳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이어 "미국의 매파들도 타당한 우려를 갖고 있다"며 "중국의 부상이 계속됨에 따라 진정한 군사, 외교 또는 무역동맹이 가능해질 수 있는 우호 관계와 고위급 관계를 구축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이나 인도의 전략적인 관점에서 보면 이미 충분히 걱정스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기사정리=임민희 기자/ 기사도움말=상상인증권 법인영업팀 이동수 전략가, 이혜선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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