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 "우랄산 원유 오염 등에 따른 공급차질 우려에도 유가 급등세 진정"

▲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회사.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임민희 기자] 미국의 셰일 붐이 국제유가 급등의 충격을 완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왔다.

3일 상상인증권 법인영업팀 이동수 매크로 전략가, 이혜선 대리 등이 작성한 '골든 인베스팅 아이디어'에 따르면 2일(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의 셰일 생산량 증가가 시장에 미칠 영향을 다뤘다.

이 매체에 따르면 세계 2위의 원유 수출국에서 유럽으로 통하는 주요 통로인 러시아의 드루즈바 송유관이 지난주부터 결함으로 인해 마비됐다. 트레이더들은 이 송유관으로부터 공급되는 물량이 오래 지연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원유가격은 배럴당 70달러를 상회했다.

송유관 오염은 우랄산 원유를 송유관에 싣기 전에 원유의 고부식성 화합물을 제거하지 못해 생긴 것으로 파악됐다. 때문에 원유를 정제에 사용할 수 없게 만들었고, 복구하는데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이번 일로 러시아는 '믿을 만한 원유 공급국'이라는 이미지가 실추됐다. 이미 미국의 이란과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로 원유시장이 극적으로 타이트한 시점이고, 리비아의 폭력 사태도 생산을 위협하고 있다.

자문회사인 에너지 애스펙트(Energy Aspects)는 "유럽의 우랄산 원유 오염 문제는 현재 전례가 없는 일"라며 "그러나 이미 타이트한 시장에서 연쇄적으로 퍼지고 있는 공급손실 규모가 계속해서 대단히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비교적 제한적이었다. 러시아 문제는 유가가 올해 최고가인 배럴당 75달러가 넘는데 일조했으나, 이후 가격이 배럴당 72달러 정도로 안정됐다. 많은 트레이더들은 사우디아라비아가 고객들이 요구할 경우 생산량을 늘림으로써 결국 미국에 대한 약속을 이행할 것이라는데 베팅하고 있다.

트레이더들은 원유산업의 장기적 추세로 인해 유가의 추가 상승 가능성에 대해 여전히 경계하고 있다. 가장 주된 것은 미국 셰일 생산량 전망인데, 이 전망은 계속 급성장하고 있다.

주요 생산 현장과 걸프 해안의 수출 거점을 연결하는 새로운 송유관이 올해 말에 문을 열 예정인 가운데, 일부 트레이더들은 시장이 이전보다 공급 붕괴에 대처할 준비가 더 잘 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미국은 2일부터 이란산 원유를 제한적으로 수입할 수 있는 제재 예외조치를 전면 중단했지만 국제유가는 되레 급락했다. 이날 미국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61.81달러로 전일대비 2.81% 하락했고,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도 배럴당 70.75달러로 1.98%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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