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 부회장 고군분투 속....그룹의 또다른 간판 삼성생명 마저 '사면초가'

▲ 삼성생명 본사.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임민희 기자] 삼성생명(사장 현성철)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바람 잘 날 없는 시기를 보내고 있다. 주가부진 지속과 즉시연금 과소지급 관련 법적다툼, 여기에 국세청의 세무조사까지 받는 상황이어서 여러 모로 주목받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금융감독원의 종합검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현성철 삼성생명 사장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하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지난달 29일부터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삼성생명에 대한 세무조사는 2014년 12월 이후 약 5년만으로, '정기조사' 차원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삼성생명이 그간 크고 작은 잡음을 내왔던 만큼 정기 세무조사 소식만으로도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상황이다.

사실 삼성생명은 2017년 자살보험금 사태를 시작으로 3년째 금융소비자보호 이슈로 금감원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특히 금감원이 모든 즉시연금 계약자에게 약관상 명시하지 않은 '만기보험금 지급재원(사업비 등)'을 일괄 지급할 것을 권고했지만 삼성생명이 이를 거부, 민원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또한 암환자 요양병원 입원비에 대한 과소지급 논란도 일고 있다.

이런 이유로 삼성생명은 금감원의 종합검사 대상 1순위로 꼽혔었다. 하지만 '보복검사' 논란을 의식한 듯 올 상반기 금감원의 종합검사 명단에 삼성생명은 포함되지 않았다.

삼성생명이 일단 종합검사 위기를 피했지만 향후에도 소비자분쟁이 지속된다면 언제든 검사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3월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삼성생명도 종합검사 대상에 포함된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생명은 소비자분쟁 외에도 주가하락으로 애를 태우고 있다. 삼성생명 주가는 지난해 삼성전자 지분매각 이슈와 금감과의 갈등 문제, 금융그룹통합감독 시행 등의 악재로 무려 30% 이상 빠져 큰 충격을 안겼다. 작년 5월 24일(10만8500원) 공모가(11만원) 아래로 주가가 떨어진 후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3일 현재(종가 기준) 전일대비 0.71% 하락한 8만3800원으로 부진한 모습이다.

실적여부도 관심을 끈다. 삼성생명은 오는 15일 1분기 실적발표를 앞둔 가운데 생보업계 전반적으로 경영환경 악화와 LAT(책임준비금 적정성 평가)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이익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생명의 1분기 순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8.1% 감소한 3580억원을 전망했다.

앞서 삼성생명은 지난해 순이익이 1조 7337억원으로 전년 대비 37.2% 증가했지만 이는 삼성전자 매각이익(세후 8137억원) 등 일회성 요인 덕택으로, 작년 4분기에는 554억원의 적자를 낸 바 있다.

아울러 시장에서는 저금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리가 낮아지면 고객자산 운용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이 대내외적으로 시련을 맞고 있는 가운데 향후 이런 난관들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주목되고 있다.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대법원 재판을 앞둔 상황에서도 새로운 먹거리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는 상황에서 그룹의 간판 중 하나인 삼성생명 마저 악재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할 경우 현 삼성생명 경영진의 입지도 편치만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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