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광고수익 노리는 방송사에 제작구조 현실까지 한심

 
요즘 네티즌 사이에서 ‘25살 오로라가 1년동안 겪은 일’을 나열한 글이 화제다. 드라마 ‘오로라공주’의 주요내용을 정리했는데 그 사연이 기막히다. 주인공 오로라는 부잣집 고명딸로 태어났지만 갑자기 집안이 망하고 그충격으로 아버지는 돌아가신다. 시누이들은 병에 걸리고 오빠들은 치료를 위해 미국으로 가면서 중도에 사라진다.

예전에 사귀었던 남자는 너없으면 중이될거라며 매달리고 결혼에 성공하지만 속칭 시월드는 오로라에게 너무도 가혹했다. 결국 스트레스로 유산과 이혼까지 겪은 오로라는 친엄마까지 죽으며 고아신세가 된다. 미국에 간 오빠들은 장례식에 올 수 없다. 출연진들이 중도하차해 드라마에 출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두고 한 출연진은 “이유도 없이 중도하차해 황당하다”고 말한다. 이런 상황까지 겪은 여주인공은 다시 재벌2세와 잘해보려는데 그남자는 혈액암이란다.

요즘 일부 드라마의 비상식 정도가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특히 MBC에서 방영중인 드라마 ‘오로라공주’가 시청자들로부터 해도해도 너무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 최근 KBS가 다시 불거진 ‘막장드라마 논란’을 분석해 눈길을 끌고 있다.

KBS ‘미디어인사이드’ 따르면 최근 방영된 19편의 드라마 중 9편이 출생의 비밀을 소재로 하고 있었고 7편은 불륜을, 4편에서는 처첩간의 갈등을 다루고 있었다. 이같이 막장드라마가 ‘욕먹으면서도 꾸준히 방영되는 가장 큰이유’는 시청자들이 ‘욕하면서도 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40년 전부터 시작된 막장드라마 소재는 갈수록 시청자들을 더 자극해왔고 그게 오늘날 ‘오로라공주’를 탄생시킨 시발점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KBS는 최근 불거진 막장드라마 논란은 지상파와 더불어 종편까지 가세한 경쟁체제와 시청률과 광고수익을 노리는 방송사의 사정도 한몫했다고 지적한다. 현실적으로 사전제작을 할 수 없는 구조적 결함까지 지적했다.

방송날짜에 쫓겨 촬영하다보니 다음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알고 있는 건 작가뿐인 게 드라마 제작 현실이라는 것이다. 또한 한 관계자에 따르면 “주제의식을 담은 대부분의 드라마들은 짧고 굵게 그려낼 수 밖에 없고 그것만으로는 연속극 방영분을 채울 수 없는게 현실”이라고 전한다.

한편 방송사가 노리는 ‘막장드라마 효과’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방송사는 ‘시청률과 광고’를 위해 막장드라마를 편성하고 있지만 한국 광고주협회는 ‘오로라공주’를  최악의 드라마로 선정했다. 같은 연령대의 시청자들 사이에서도 ‘그런 소재가 싫지만 궁금해서 보게된다’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드라마를 아예 끊은 사람도 있다.

또한 눈에 보이는 수치만으로 이익을 따져선 안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한국 드라마가 대표적인 한류상품으로 자리잡은 가운데 막장작품의 수출은 반가워만 할 소식은 아니다. 국가 이미지에 큰 손해라는 것이다. 최근까지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원로배우 이순재는 “드라마는 하나의 영상산업이고 해외수출품이다. 그럼 이제 뭔가 달라져야 한다.”고 일침을 놓는다.

드라마는 그 시대를 반영하고 대중에게 큰 영향력을 미친다. 한류를 이끌어가는 일등공신 중 하나다. 방송사나 제작업체가 당장의 눈앞의 이익에 치우쳐 말도안되는 이야기를 내놔선 안되는 이유다. 이제 한 시대의 문화를 이끌어가는 이들로서 책임감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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