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공급과잉 해소된 것 아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벌이는 협상전쟁은 대부분 상대들이 경험해 본 적 없는 복잡한 이해구조를 갖고 있다. 눈앞의 협상에만 몰입하려해도 이 협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벌이는 다른 상대들과의 다른 협상과도 얽혀 있다.

이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분명한 건 그는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늘 이렇게 살아왔다.

국제유가는 ‘적의 적은 친구’라는 단순논리로 절대 설명할 수 없는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대전을 잘 보여준다.

정치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유례를 찾기 힘든 강한 동맹관계를 과시한다. 그러나 국제유가에 있어서는 전혀 입장이 다르다.

사우디아라비아 경제의 석유의존 탈피를 추진하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국제유가 상승이 필요하다. 경제구조 개혁의 재원확보를 위해서다. 그가 추진하는 석유국영기업 아람코의 기업공개를 위해서도 고유가가 필요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경제 호황을 위해 저유가를 필요로 한다.

미국이 지난해부터 세계 최대산유국으로 올라설 정도로 석유를 대량생산하면서 국제유가가 하락하다가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산유국들의 감산으로 반등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유가에 또 하나의 변수를 추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인지 아닌지와 무관하게 결과적으로 그렇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격화다.

국제유가 하나만 분석하려고 해도, 현재 국제정세의 주요 현안 대부분을 감안해야 한다.

에너지전문매체인 오일프라이스는 17일(한국시간) 석유 공급과잉은 여전히 진행중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국제유가가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상승기반은 여전히 취약하다는 얘기다.

오일프라이스에 따르면,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수요증가를 일평균 9만 배럴 낮췄다.

1분기 중 한국과 브라질 중국 일본 나이지리아 등의 수요가 IEA의 앞선 전망보다 일평균 41만 배럴 감소했다. 1년 전보다는 64만 배럴 늘어난 것이지만, IEA는 앞서 100만 배럴 증가를 예상했었다.

IEA는 수요가 예상보다 늘지 않은 것을 일시적인 현상일 것으로 분석했다.

오일프라이스는 그러나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인해 전망은 더욱 복잡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양국의 관세 공방은 두 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의 0.25%포인트를 낮췄다.

여기에 또 다른 관세 부과가 이어지고 있다.

국제유가는 17일 아시아시장에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상승일변도의 확신을 갖기엔 기반이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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