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에선 NH농협금융지주(회장 임종룡)가 승리했지만 그렇다고 증권계 M&A(인수합병) 전쟁이 끝난 건 결코 아니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이미 우리투자증권 못지않게 덩치가 큰 현대증권이 매물로 나와 있고 이르면 내년중 증권계 최대어인 대우증권이 추가 매물로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에따라 이번 우리투자증권 인수에서 실패한 KB금융그룹(회장 임영록) 등은 향후 더 큰 증권사를 인수해 시장 지배력을 높일 가능성 또한 큰 게 사실이다.
 
25일 증권계에 따르면 현재 우리투자증권 외에도 많은 증권사가 이런저런 사정으로 매물로 나와있다. 
 
현대증권과 동양증권이 대표적인 매물이다.
 
그 뿐 아니다. 국내 자기자본 1위 증권사인 KDB대우증권 또한 '잠재적 대형 매물'이다. 지난 2000년 산업은행에 인수된 대우증권은 공적자금 회수 요구가 거세지면 즉시 매물화 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선 이르면 내년쯤 매물화할 가능성도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중소형 증권사로는 아이엠투자증권과 이트레이드증권, 리딩투자증권 등이 매물로 나와 있다.
 
이런 가운데 현대증권은 현대자동차그룹에 팔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이미 이와 관련해선 현대그룹(회장 현정은)과 현대차그룹(회장 정몽구)간 물밑접촉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동양증권의 경우 KB금융그룹에 인수될 것이란 얘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KB금융그룹이 설령 당국이나 시장의 희망대로 동양증권을 인수한다 하더라도 거기서 M&A를 끝낼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동양증권의 규모가 크지 않아 KB금융그룹이 이를 인수하더라도 성에 차지는 않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따라서 KB금융그룹은 동양증권 인수와 무관하게 대우증권 등이 매물로 나올 경우 이의 인수전에 다시 나설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증권계는 보고 있다.
 
증권계 관계자는 “만일 내년 또는 그 이후 KDB대우증권이 매물로 나올 경우 인수전에 뛰어들 가장 유력한 후보는 KB금융그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KB금융그룹을 제외하면 이렇다할 인수여력을 가진 곳이 드물다는 게 이같은 전망의 배경이다.
 
한편 키움증권 서영수 연구원은 “현대증권 M&A 성사 여부의 핵심은 가격적 요소” 라며 “만일 우리투자증권 인수금액의 절반에 달하는 매력적인 가격에 M&A가 가능하다면 인수 주체는 비교적 많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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