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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근회고록 56] 종금사 정리하며 금융구조조정 종지부
[이용근회고록 56] 종금사 정리하며 금융구조조정 종지부
  • 최원석 기자
  • 승인 2014.01.03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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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금사의 증권사 전환 독려하고 금융기관 예금보호 한도도 설정

대우그룹에 이어 현대그룹에 대해서도 구조조정의 메스가 가해지면서 이제 금융시장에서도 크게 안도하는 모습이었다. 대강의 시장 불안요인이 속속 제거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제 금융감독 정책도 바꿔나가기로 했다. 새로운 구조조정을 하기보다 이제부터는 그간 수술대에 올려졌던 금융기관과 기업을 안정화 또는 정상화시키는 데 역점을 두기로 한 것이다. 또한 지금까지는 구조조정이 주로 정부주도로 이뤄졌지만 앞으로는 시장 자율에 의한 구조조정을 유도키로 방침을 정했다.
 
특히 금융시장 안정과 관련해선 외환위기의 주범이었던 종금사를 비롯해 투신, 증권, 보험 등 제2금융권 금융기관들을 정리해 나가기로 했다.
 
종금사 정리와 관련해선 인센티브제를 내걸었다. 우선 종금사로 하여금 증권사로 업종을 전환하거나 아니면 증권사가 종금사를 인수할 경우 수신업무는 물론 투신업무까지 할 수 있게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특히 증권사가 종금사를 인수할 경우 종금의 수신업무를 5~6년 더 연장해 주겠다는 조건을 강조했다. 아울러 이같은 인센티브를 내세워 대우증권을 서울투신과 연계해 매각하려 했으나 아쉽게도 불발에 그쳤다.
 
종금사 정리에 이어 투신사의 경영을 안정화시키는 데에도 주력했다. 우선 대우채 환매여파로 한국투자신탁과 대한투자신탁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을 감안해 2000년4월22일 양사에 5조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했다.
 
또한 광주의 한남투자신탁이 위기에 빠져들면서 이를 현대투자신탁에 인수토록 했다. 이에 현대그룹 측에선 자신들에게도 한남투신을 인수하는 댓가로 공적자금 투입을 요청했으나 사기업엔 공적자금 투입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대신 증권금융채권을 발행토록 해 1조원을 저리에 지원해 주는 방식으로 현대투신문제를 매듭을 지을 수 있었다.
 
금융기관이 파산했을 때 고객들에게 지급하는 예금자 보호한도를 5000만원으로 내리는 것도 금융시장 안정화를 위해 시급히 처리해야할 현안으로 부각되고 있었다. 그 이전까지는 전액보장을 해주고 있었으나 이같은 제도를 무한정 놔둘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예금보장 한도를 제한하지 않을 경우 부실기업에 더 많은 예금이 몰리는 등 모럴해저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고 그로인해 더 큰 시장불안이 야기될 수도 있었던 까닭이다. 그리하여 격론속에 예금보장한도 또한 5000만원으로 내릴 수 있었다. 금융노조 등이 총파업에 돌입했다가 철회하는 조건으로 예금보장 한도를 5000만원으로 축소하지 말고 전액 보호하는 기간을 늘려달라고 했으나 이 또한 거절했다.
 
이처럼 제2금융권에 대한 구조조정까지 매듭짓고 나니 종금사 수가 30개에서 10개로 20개 나 줄어든 것을 비롯해 리스사는 25개에서 12개로, 증권사는 36개에서 30개로, 보험사는 50개에서 44개로, 투신사는 31개사에서 24개로 각각 감소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또한 상호신용금고는 231개에서 179개로 감소했는데 금고에 대한 구조조정은 그 뒤에도 계속 이뤄져 지금은 그보다 숫자가 더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아울러 부실투신사 정리와 투신사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을 마친뒤 2000년5월에 대통령께 2금융권 구조조정 결과를 보고했고 이를 계기로 금융구조조정의 큰 틀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그리고 향후 진행될 금융구조조정과 관련해선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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