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가 폭락과 신흥국 불안 고조에 엔화·스위스프랑에 돈 몰려

 24일(미국시각) 뉴욕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엔화환율이 또다시 추락했다. 이틀 연속 급락이다. 

이로써 달러-엔 환율은 이제 102달러선 마저 붕괴될 가능성도 엿보이고 있다. 위험자산인 미국 주가가 연일 급락하고 안전자산인 엔화에 자금이 쏠리는데다 일본은행(BOJ) 또한 아직은 추가적인 통화완화정책을 꺼리고 있는 것이 이처럼 ‘달러-엔 환율 추락’, 즉 ‘엔화가치 강세’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같은 달러-엔 환율 급락은 최근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이 이틀 연속 급등해 급기야 달러당 1080원선까지 상향 돌파한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더욱 고무적이다. 미국 달러화 대비 ‘엔화가치 강세-원화가치 약세’ 현상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언제까지 이런 흐름이 지속될지 모르겠지만, 그리고 이런 흐름이 비록 지속적인 현상은 아닐지라도 한국 수출기업들에겐 여간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런 가운데 이날 뉴욕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달러당 102.37엔으로 추락했다. 장중 한때 102엔선을 위협하며 지난달 6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아울러 이는 전날에 이은 이틀 연속 급락이다. 전날에도 달러-엔 환율이 1.28% 급락했었다. 
 
스위스프랑도 초강세를 보였다. 달러-스위스프랑은 0.8945프랑으로 떨어졌다. 유로-달러는 1.3680달러로 소폭 하락했다. 장중 한 때 1.3739달러로 치솟았다가 급히 물러섰다. 영란은행 카니 총재의 '파운드 강세 경계 및 저금리 유지' 발언으로 파운드-달러는 1.6500달러로 급락했다. 
 
이날 글로벌 외환시장에선 미국 주가 급락이 화두였다. 주식이라는 위험자산을 회피하고 안전 자산인 일본 엔화와 스위스 프랑 등에 돈이 몰린 하루였다. 그러다 보니 이들 통화가치가 강세를 나타냈다.
 
엔화가치가 절상흐름을 보이는 이유는 이 뿐 아니다. 일본 중앙은행이 추가적인 양적 완화에 대해 부정적인 것도 엔화가치를 위로 끌어올리고 있다. 일본은행(BOJ)이 현행 통화정책을 유지키로 선언한 지난 22일 이후 엔화가치가 급히 강세로 돌아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 뿐 아니다. 최근 아르헨티나, 터키, 남아공 등 일부 신흥국의 상황이 위기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것도 엔화 등 안전통화의 가치가 절상되는 이유로 꼽히고 있다. 신흥국 위기에 불안을 느낀 돈들이 엔화 등 선진국의 일부 안전통화를 선호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관련, 한국 원화의 경우 추가 약세가 일어날 수도 있어 주목된다. 한국의 원화가치의 경우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엔 매도/원 매수의 롱-숏 포지션의 청산’과 ‘달러화 강세’ 추세가 겹쳐져 약세가 더 진행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한국시각 지난 24일 달러당 1080원선을 상향 돌파한 원-달러 환율이 다음주 어떤 흐름을 보일지 주목된다. 
 
물론 달러-원 환율이 치솟으면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을 팔 수도 있지만 대신 한국 기업들은 수출 경쟁력 회복이라는 반대급부를 얻을 수 있어 향후 시장 동향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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