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PGA골프의 맏형 최경주(44·SK텔레콤)의 뚝심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배상문 등 한국의 영건들이 올들어 PGA무대에서 경기초반 불꽃타를 치다가도 라운드 후반에 갈수록 위축되는 반면 최경주는 간신히 컷 통과를 하고도 정작 준우승까지 거머쥐는 저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한국의 영건들은 최경주의 뒷심을 배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경주는 2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호야의 토리 파인스 골프장 남코스(파 72·7569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 4라운드에서 버디 8개와 보기 2개를 묶어 6언더파 66타를 쳤다.  
 
이로써 최종합계 8언더파 280타를 기록한 최경주는 제이슨 데이(27·호주) 등 4명과 함께 1타 차 공동 2위에 자리했다. 우승은 스콧 스털링스(29·미국·9언더파 279타)에게 돌아갔다.  
 
최경주가 PGA투어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것은 2011년 7월 AT&T 내셔널 대회 이후 통산 5번째다. ‘톱5’ 진입은 공동 5위를 차지한 지난 2012년 1월 현대 토너먼트 챔피언십 이후 2년 만이다.  최경주는 지난 2011년 5월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서 PGA 투어 통산 8승째를 거둔 뒤 우승이 없다. 지난해에는 두 차례 ‘톱10’에 올랐을 뿐 부진을 거듭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최경주는 뒷심을 발휘하며 관록의 샷을 뽐냈다. 이븐파 144타로 겨우 컷을 통과한 최경주는 3라운드에서 2타를 줄여 공동 27위로 도약했다. 
 
그런 그가 4라운드에는 아주 어려운 코스 여건 속에서도 무려 6타를 줄이는 맹타를 휘두르며 당당히 준우승을 거머쥔 것이다. 그야말로 기적같은 준우승 달성이다. 
 
한편 최경주는 대회 후 가진 현지 TV와의 인터뷰에서 “3라운드 때 2언더파를 치며 코스 적응에 자신감을 얻은 것이 마지막 라운드 호실적의 기반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반면 배상문은 이번 대회에서도 대회 초반 좋은 성적을 안고 가다가 라운드 후반에 무너지는 아쉬움을 또 맞봐야 했다. 
 
4라운드에서 3타를 줄인 노승열(23·나이키 골프)이 공동 10위에 올랐고, 배상문(28·캘러웨이)과 양용은(42·KB금융그룹)은 공동 28위(2언더파 286타)로 대회를 마쳤다.  
 
태극낭자 최나연도 뒷심이 부족하긴 마찬가지였다.
 
전날 단독선두로 끝낸 최나연은 이날 바하마의 파라다이스 아일랜드 오션클럽 GC(파73·6644야드)에서 끝난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 최종 라운드에서 합계 16언더파 276타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이에따라 최나연은 우승의꿈을 뒤로하고 폴라 크리머(28·미국) 등 3명과 함께 공동 3위에 오르는데 만족해야 했다. 대회 우승은 제시카 코다(21·미국)에게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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