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2년 영화 '카사블랑카' 등장 피아노, 1988년 경매에서...

영화 '카사블랑카'의 한 장면. /사진=뉴시스.
영화 '카사블랑카'의 한 장면.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를 앞세운 중국과의 무역 갈등은 원화환율을 1200원으로 끌어올리고 있는 직접 요인이다. 한국의 저성장이 원화가치 절하기조의 토대가 되고 있지만 이를 환율에 바로 반영시키고 있는 것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사랑(?)’은 지금부터 31년 전의 피아노 한 대에서 초래됐다고 뉴욕타임스가 20일(한국시간) 전했다.

1988년 부동산 사업가였던 트럼프 대통령은 경매에 나온 피아노를 구입하려고 했으나, 일본인 콜렉터에게 밀렸던 것이다. 이 피아노는 이보다 46년 전인 1942년 명화 카사블랑카에 등장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때 일본의 엄청난 고도성장의 위력을 실감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다음해 그는 TV에 등장해 일본 제품에 15~20%의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젊은 시절의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렇게 뼈아픈 기억을 남겨준 피아노지만, 악기로서의 품질은 사실 별로 내세울 것이 없다.

이 피아노가 2014년 경매에서 340만 달러에 다시 팔릴 당시의 Inc 보도에 따르면, 건반 밑에는 껌 딱지가 덕지덕지 붙어있다.

더욱 중요한 건, 영화팬들이 기억하는 감미로운 멜로디가 사실 이 피아노에서 흘러나온 게 아니라는 점이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여주인공 잉그릿드 버그먼 앞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는 둘리 윌슨은 사실 드러머였다. 윌슨은 피아노를 치는 연기만 했고, 실제 연주는 화면 밖에서 진 플러머가 했다.

사실이야 어떻든 젊은 시절의 트럼프 대통령은 이 피아노를 손에 넣지 못해 깊은 아쉬움을 느꼈다. 이 아쉬움은 곧 일본의 잘 나가는 경제에 대한 경각심으로 바뀌었다.

그가 대통령이 되자, 일본 경제는 여전히 미국에 대해 무역흑자를 내고는 있지만 경각심을 느낄 대상이 더 이상 되지 못하고 있다. 일본은 20일 1분기 국내총생산이 예상보다 높은 2.1% 성장률을 기록하긴 했다.

성장률이 높긴 하지만, 일본의 성장기반인 수출과 투자는 오히려 줄었다. 수입이 수출보다 훨씬 더 크게 감소하는 바람에 성장률은 좋아졌다. 향후의 성장기반을 생각하면 일본의 고민이 더 깊어질 내용이다.

일본을 대상으로 키워왔던 트럼프 대통령의 경각심이 주요 방향을 중국으로 바꿔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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