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억 달러 상속세는 총수 일가 지배권 약화시킬 수 있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2014년 모습. /사진=뉴시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2014년 모습.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블룸버그가 한국에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건강에 관해 한국 언론이 집착하는 것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22일 전했다.

블룸버그는 한국 언론이 ‘그는 지금도 숨 쉬고 있다’ ‘사망 소문’ ‘자세한 내막을 아는 것은 누구?’와 같은 내용을 보도하고 있으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년 전 법원에서 "회장님이 살아계실 때"라고 발언했다가 "회장님이 건강하실 때"로 말을 고쳤다고 소개했다.

이와 같이 언론이 이건희 회장의 건강에 집착하는 것은 이 회장의 상속자들이 내야 할 70억 달러의 상속세 때문이며 이는 삼성그룹에 대한 총수일가의 지배를 힘들게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는 자체 집계로 이건희 회장의 재산을 150억 달러로 추산했다. 상속세를 내기 위해 상속자들은 상속재산 일부를 팔아야 할 수도 있으며 이는 삼성그룹에 대한 지배권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삼성은 이건희 회장의 건강은 생명 유지 장치에 의지하지 않은 안정적 상태에 있으며 총수일가는 상속이 시작되면 내야 할 상속세를 모두 낼 것으로 밝혔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는 한국에서 재산이 250만 달러를 넘으면 상속세가 50%에 달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일본 다음으로 높다고 소개했다. 미국은 재산이 2200만 달러를 넘으면 상속세가 40%로 높아진다.

"삼성제국(Samsung empire)"은 3000억 달러가 넘는 62개의 회사를 거느리고 있어서, 이건희 회장이 삼성전자 지분 4.2%를 포함해 아무리 많은 재산을 갖고 있어도 그룹을 완전히 지배할 정도는 되지 않는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부족한 지분을 보충하는 것은 총수일가와 계열사 경영진들 간의 비공식 유대관계다. 이 유대관계에서 나오는 힘은 이건희 회장이 부재할 때 약화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이재용 부회장에게는 이 회장이 수 십 년 동안 쌓아올린 위상을 아직 갖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블룸버그의 기사 내용과 별개로, 이건희 회장이 1987년 이병철 회장으로부터 그룹 경영권을 상속받을 때도 이 회장은 이병철 회장만큼의 위상을 갖고 있지 못했다.

기사에서 언급하듯, ‘그룹’이라는 단어가 계열사 간의 공식적 관계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건희 회장은 계열사들 간의 복잡한 지분구조를 통해 그룹 전체에 대한 지배권을 행사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삼성그룹의 ‘동일인’을 이건희 회장에서 이재용 부회장으로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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